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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조선·해운업계, '포스트 코로나' 맞설 대규모 자금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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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조선·해운업계, '포스트 코로나' 맞설 대규모 자금 확보

현대중공업·SM상선, 신규상장으로 자금 확보해 역량 강화
HMM, 전환사채 발행해 채무상환에 집중

(오른쪽 빨간 사각형)현대중공업이 올해 내로 신규상장을 추진한다. 사진=한국조선해양이미지 확대보기
(오른쪽 빨간 사각형)현대중공업이 올해 내로 신규상장을 추진한다.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SM상선, HMM(옛 현대상선) 등 조선·해운 업체들이 대규모 자금을 마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 나선다.

이는 코로나19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위기대응과 신규 사업 진출에 따른 자금을 추적하기 위한 사업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SM상선, IPO 통해 자금 마련

조선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체 행보는 현대중공업의 신규상장(IPO)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지난달 말 “올해 안에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을 상장해 전체 지분의 약 20%를 신주로 발행해 1조 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기존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과 지금의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중간 조선 지주사가 필요해 이 같은 분할을 단행한 것이다.

이번 신규상장을 통해 확보되는 자금은 현대중공업의 암모니아 추진선, 수소 추진선 등 저탄소 시대를 대비한 친환경 선박과 첨단 스마트십 개발에 사용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월 영국 선급 로이드로부터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기본인증을 받았다. 선급은 신기술에 대한 안전성과 정합성을 인증해주는 업체다.
현대중공업은 관련 인증을 바탕으로 암모니아 추진선 상세 설계, 건조 등을 2025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암모니아 연료는 연소 때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기 때문에 탈탄소 시대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에너지 기구(IEA)는 2020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추진선이 2060년 신(新)조선의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운업계에서는 SM상선의 신규상장이 눈에 띈다.

SM상선은 SM그룹이 2016년 한진해운 미주‧아주 노선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출범했다. 출범 후 2017년 588억 원, 2018년 479억 원, 2019년 322억 원 등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운임 상승효과를 그대로 받아 약 1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M상선은 앞으로도 글로벌 경기가 회복돼 물동량이 증가해 고운임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기세에 힘입어 SM상선은 신규상장을 추진한다.

업계에 따르면 SM상선과 유사한 영업이익을 거둔 대한해운의 주가수익비율(PER) 30배를 SM상선 기업가치에 단순 적용해도 시가총액은 최소 약 1조4600억 원이다. 신규상장 시 대규모 자금이 쏠릴 경우 회사 기업가치는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M상선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미주 동안 서비스 개설 등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업계는 규모의 경제가 가장 중요한 만큼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신조선 확보 등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HMM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청화대이미지 확대보기
HMM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청화대

◇HMM, 미래사업 대비에 박차


국적 선사 HMM은 지난해 말 전환사채(CB) 2400억 원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사채는 사채로 발행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유자가 이를 주식으로 변환할 수 있는 사채를 뜻한다.

이번 전환사채 발행은 자력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데 의미가 크다. HMM은 과거 실적이 좋지 않았을 때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으로 부터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금을 스스로 조달할만한 여력이 생긴 것이다.

HMM은 조달한 2400억 원의 자금을 국취부나용선 선박금융상환에 500여억 원, 공모사채 원금 상환에 425여억 원, 용선료 조정채무 의무조기상환에 1480여억 원 등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국취부나용선(BBCHP: Bare Boat Charter of Hire Purchase)은 대한민국 국적 선박은 아니지만 한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HMM은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며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채무상환에 사용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