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9% 높은 3조 8698억 원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각 금융지주들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호실적의 주요인 중 하나였던 저원가성 요구불 예금이 하반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대출금리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올 하반기 은행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요구불 예금이란 정기 예금과 달리 입금과 인출이 자유로운 예금을 말한다. 입출식 통장이 대표적 요구불 예금 상품이다. 유동성이 높은 대신 연 0.1%대로 금리가 매우 낮은 게 특징이다. 은행의 수익성에 보탬을 주는 저원가성 예금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9월 말 기준 요구불 예금은 774조 3926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758조 3411억 원과 비교하면 2.1% 늘어난 수치다. 하반기 들어 주식시장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대기성 자금이 쌓인 것으로 분석된다.
요구불 예금이 크게 늘어난 만큼, 은행권 순이자마진(NIM)도 상반기와 비교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말 대비 0.02~0.13%포인트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4개 은행의 요구불 예금은 562조 4899억 원에서 607조 9427억 원으로 8% 증가했다.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어 순이자마진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월 말 연 2.68~4.32%에서 9월 말 3.13~4.21%로 하단이 0.45%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1월 말 연 2.65~4.08%에서 2.98~4.53%로 증가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 총량 조절을 위한 가산금리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확대되는 점은 은행 순이자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자산이 줄지 않는 한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내년에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금리 상승 요인이 있어 은행권 실적은 지속적으로 좋아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또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이 전망된다"며 "굳이 변수를 집으라고 한다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라고 말했다. 다만 "3~4분기 들어 대출자산 증가세가 둔화되겠지만 금리 상승이 이를 상쇄시켜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지주들은 이달 넷째 주(18~22일)부터 순차적으로 실적을 발표한다. 오는 21일 KB금융을 시작으로 22일 하나금융, 25일 우리금융, 26일 신한금융 등이 3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