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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 미래IC장 "메타버스로 'C2C' 시대 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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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 미래IC장 "메타버스로 'C2C' 시대 열릴 것"

1990년대 말 김범수 의장과 의기투합...게임 사업 '개국공신'
메타버스로 변화 가속…"게임은 'C2C 사업 모델'의 효시"
일반 대중이 디지털 콘텐츠 생산하는 '혁신 시대' 올 것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진=카카오
카카오의 핵심 비전으로 '게임'을 지목했던 남궁훈 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카카오 그룹 전체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이하 미래IC)장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남궁훈 IC장은 카카오게임즈 전신 '엔진(NZIN)' 시절부터 조계현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어왔다. 2016년 정식 출범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올해 자회사 라이온하트가 개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후 조계현 대표가 단독으로 이끌어나가게 된다. 조 대표는 2012년 말 남궁 IC장이 위메이드 대표를 맡았을 당시 자회사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 대표로 취임하며 인연을 시작, 9년 동안 파트너로 함께해왔다.

카카오게임즈 대표직 사임을 발표한 지난 10일, 남궁 IC장은 SNS를 통해 "응집된 게임 산업의 내력을 만방에 펼칠 때가 왔다"며 "진정한 의미의 '비욘드 게임'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왼쪽)과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왼쪽)과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사진=카카오

◇ 10년 동안 카카오 안팎에서 게임 사업 추진


남궁훈 미래IC장은 카카오 그룹 창립자 김범수 의장의 '복심'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1990년대 말 삼성SDS에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한양대학교 앞에 PC방을 세우며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고, 이후 한게임 창립까지 함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범수 의장이 2007년 NHN 대표를 사임한 후 잠시 각자의 길을 걸었던 두 사람은 남궁 IC장이 2012년 위메이드 공동 대표로 취임한 후 '카카오톡'과 모바일 게임 사업 제휴를 맺으며 다시 손을 잡았다.

당시 매체 인터뷰서 남궁 IC장은 "온라인 게임과 커뮤니티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 국내 게임문화의 특징"이라며 "위메이드의 모바일 게임은 카카오 생태계에 '화룡점정'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 IC장은 위메이드 대표로 재임하며 '캔디팡', '윈드러너' 등을 론칭하며 모바일 게임 분야를 강화했으나, 2013년 6월 사임했다. 단독으로 회사를 맡게 된 김남철 전 대표는 이듬해 부회장으로 물러나며 장현국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 이후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분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다.

위메이드를 떠나 게임인 재단을 통해 중소 개발자 지원, 청소년 게임 교육 사업 등을 추진하던 남궁 IC장은 2015년 엔진 대표로 취임, 카카오 그룹 게임 전문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로 재탄생시킨 후 5년 동안 카카오 그룹의 게임 사업을 지휘했다.

남궁 IC장은 10일 카카오게임즈를 떠났으나, 그가 제시한 '비욘드 게임'은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비전으로 남았다. 지난달 3일 카카오게임즈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서 '비욘드 게임'의 주요 3대 사업으로 자회사 카카오VX의 '스크린 골프' 등을 앞세운 스포츠 분야 외에 IT 업계 화두인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을 지목했다.

카카오 제주 사옥 전경.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 제주 사옥 전경. 사진=카카오

◇ 핵심 슬로건 'C2C'…메타버스·블록체인에 주목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은 남궁훈 미래IC장의 구체적 비전과도 일맥상통한다. 그가 제시한 핵심 키워드는 메타버스 시대가 낳은 'B2C2C(Business to Customer to Customer)'로, 이는 기업이 일차적으로 제공한 제품·서비스를 소비자들이 끝없이 재생산하며 향유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BM)로 해석된다.

C2C에 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남궁 IC장은 그가 추진한 '엔토이'가 실패했던 사례를 들었다. 엔토이는 2003년 NHN에서 론칭한 이용자 참여형 음악 전문 포털 사이트로 '숫자송', '팥빙수' 등 다양한 노래로 유명세를 탔으나 론칭 1년만에 폐쇄됐다.

그는 "B2C(Business to Customer)의 시대가 C2C로 바로 전환될 수 있다고 착각했던 것이 엔토이가 실패한 결정적 원인"이라며 "BTC 모델은 나중에 모바일 환경을 만나 B2B2C로 진화했고, 이제 메타버스 시대와 함께 B2C2C로 넘어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와 NFT(대체 불가능 토큰)은 메타버스 플랫폼의 경제 구조 파트너로 자주 거론된다. 남궁 IC장은 "게임 기술을 근간으로 블록체인 또한 변화하고 있다"며 "P2E(Play to Earn)는 물론 M2E(Move to Earn)·T2E(Train to Earn) 등 다양한 형태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 IC장이 거론한 '메타버스', 'C2C'는 많은 게임사들이 보여준 목표와도 일맥상통한다. 메타버스 분야 '글로벌 플레이어'로 평가되는 마이크로소프트, 에픽 게임즈, 유니티 모두 '게임 개발 민주화'를 주요 비전으로 삼고 있다. 국내에서도 컴투스가 지난달 이용자가 게임·콘텐츠·금융·비즈니스·블록체인 등을 아울러 즐기는 메타버스 경제 플랫폼 '컴투버스' 구축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남궁훈 IC장은 "게임은 오래전부터 대부분의 놀이를 이용자끼리 만드는 'C2C'의 장이었고, 이러한 BM은 이후 모든 디지털 콘텐츠·커머스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일부 인플루언서를 넘어 소비자에 머물렀던 일반 대중이 대부분의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 산업 전체를 혁신하는 때가 다가왔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