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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시장 혼란이 인도네시아 덮쳐…프라보워 지출 계획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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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시장 혼란이 인도네시아 덮쳐…프라보워 지출 계획 위기

미·중 무역전쟁·관세 부과로 시장 불안정…외국인 투자자 이탈 심화
무상급식 280억 달러·국부펀드 200억 달러 조달 계획 차질 우려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의 대대적인 예산 재조정은 1분기에 인도네시아 시장을 뒤흔들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빠져나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의 대대적인 예산 재조정은 1분기에 인도네시아 시장을 뒤흔들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빠져나갔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채권시장 혼란이 인도네시아를 강타하면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대규모 지출 계획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세계 시장 혼란으로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출 삭감이나 부채 발행을 고려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고 26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지난주 미·중 무역 휴전이 한숨 돌릴 기회를 제공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무역정책으로 글로벌 채권시장이 타격을 받으면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5월 16일 정부 부채와 이자 비용 상승을 이유로 미국 국채 등급을 Aa1에서 Aaa로 낮췄다.

트럼프 정부의 글로벌 시장 혼란 이전에도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의 재정 전략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대대적인 예산 재분배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예산 재할당으로 1분기 인도네시아 시장이 뒤흔들렸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갔다. 주식시장은 패닉으로 인해 3월 18일과 4월 8일에 거래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OCBC의 라바냐 벤카테스와란 아세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심리가 훨씬 더 신중해졌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연초에 보인 재정 정책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프라보워 대통령은 돌연 306조 7천억 루피아(190억 달러)를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가 예산의 약 8%에 해당하며, 특히 인프라 지출을 대폭 삭감하는 내용이다. 이 조치의 목적은 28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 무상급식 프로그램과 200억 달러가 배정된 주요 국영기업을 위한 새로운 국부펀드 겸 지주회사 다난타라(Danantara)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정부 수입도 감소했다. 1분기 세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18%, 세외 수입은 26.03% 감소했다. 12월 부가가치세 인상이 사치품에만 적용되도록 예기치 않게 변경되고 새로운 세금 신고 시스템이 불안정하게 시작된 것이 원인이다. 세외 수입의 경우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과 다난타라로 전환된 국영기업 배당금으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

정부의 재정 여력은 제한적이다. 재정 적자는 법적으로 GDP의 3%로 제한되어 있으며, 2025년 당초 예산의 예상 적자는 2.53%였다. 또한 올해 800조 루피아의 채권이 만기를 맞는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024년 10월 20일 프라보워 대통령 취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전 마지막 거래일 사이에 27bp 상승한 6.92%를 기록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아흐마드 모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적자 지출을 위한 여지는 있지만, 신뢰할 수 있고 투명한 중기 재정 건전화 계획이 수반되지 않는 한 상당한 증가는 시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시와게 다르마 네가라 박사는 "정부는 새로운 자금 조달원을 찾아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더 많은 부채를 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8% 성장 목표를 선언했지만, 5월 5일 발표된 1분기 GDP 성장률은 4.87%로 3년여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세계은행과 IMF는 올해 인도네시아 성장률을 4.7%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낙관적 견해를 보인다. 높은 수준의 국내 채권 보유율과 건전한 외화보유액, 미국으로의 제한된 수출이 인도네시아에 어느 정도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 외화보유액은 4월 1,525억 달러를 기록했다. 앙기토 아비마뉴 재무부 차관은 5월 14일 한 컨퍼런스에서 무역전쟁이 국가 예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미미하다"고 선언했다.

시티의 로히트 가르그 이머징 마켓 아시아 환율 및 외환 전략 책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 통화 채권을 포함한 이머징 마켓 아시아 현지 통화 채권은 다각화 관점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지출 계획을 둘러싼 현재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는 조건이 따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