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전력·고성능 NPU 앞세워 글로벌 기업과 연합전선 구축
스마트시티·로보틱스 등 미래 시장 선점 위한 생태계 확장
스마트시티·로보틱스 등 미래 시장 선점 위한 생태계 확장

카이스트(KAIST) 출신 AI 반도체 연구자인 모빌린트 신동주 대표이사가 이끄는 모빌린트의 행보는 단순한 칩 공급을 넘어, 세계 협력사들과 손잡고 엣지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독자 NPU 아키텍처로 ‘고성능·저전력’ 두 마리 토끼 잡다
모빌린트의 핵심 경쟁력은 엣지 컴퓨팅 환경에 최적화해 독자 개발한 NPU 아키텍처에서 비롯된다.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하는 엣지 AI는 제한된 전력으로 최고의 성능을 내는 것이 기술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 척도다. 모빌린트의 아키텍처는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맞춰 더 효율적이고 유연하며, 확장성 높은 실시간 AI 기술을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의 기술력을 집약한 주력 제품은 ‘아리에스(ARIES)’와 ‘레귤러스(REGULUS)’다. 아리에스는 25와트(W)의 낮은 전력만으로 80 TOPS(1초에 80조 번 연산)라는 뛰어난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 여러 시스템 환경에 유연하게 통합할 수 있어 범용성이 높은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레귤러스는 초저전력 환경에서 AI를 실행하는 데 특화됐다. 단 3~5W의 전력만으로 10 TOPS의 연산 능력을 갖춰, 드론이나 소형 로봇처럼 전력 공급이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의 AI 추론 작업에 최적화됐다. 이처럼 서로 다른 시장의 수요를 정밀하게 겨냥한 두 갈래 전략은 모빌린트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 제품들은 특정 GPU 의존도를 줄이고 엣지 컴퓨팅 환경에 가장 알맞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기술 성과 뒤에는 모빌린트 신동주 대표이사(CEO 겸 CTO)뿐 아니라 박종준 최고컴파일러엔지니어, 이정승 최고알고리즘엔지니어, 윤상현 최고전략책임자, 류대경 최고재무책임자 같은 각 분야 전문가로 이뤄진 경영진의 역량이 바탕이 됐다.
대만 에이티나와 손잡고…엣지 AI 해결책 상용화에 속도
모빌린트는 최근 대만의 엣지 AI 해결책 전문기업 에이티나 코퍼레이션과 전략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세계 시장 협력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노디스크의 자회사인 에이티나는 엔비디아 GPU 가속 시스템과 모듈형 AI 가속기 카드, 기업용 엣지 컴퓨팅 플랫폼 분야에서 깊이 있는 전문성과 폭넓은 경험을 쌓은 강소기업이다. 이번 협력은 모빌린트의 강력한 NPU 하드웨어와 에이티나의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 통합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두 회사는 스마트 제조, 스마트 시티, 보안, 로보틱스처럼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분야에 확장성이 뛰어나고 안정적이며, 비용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엣지 AI 해결책을 함께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그 첫 성과가 바로 ‘MLX-A1 AI 박스’다. 이 공동 해결책은 기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s) 환경에서 강력한 AI 역량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기술 난제로 떠오른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움직이는 것은 물론, 실시간 고화질 이미지 처리나 개인용 AI 비서 같은 복잡한 작업량을 원활하게 처리하면서도 데이터 보안과 처리 성능을 동시에 보장하는 것이 강점이다.
모빌린트는 지난 5월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자사 NPU를 AWS 엣지 컴퓨팅 플랫폼에 통합하기 위한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협력은 모빌린트가 AWS의 방대한 글로벌 생태계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에서 급성장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와 함께 현지 유통망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모빌린트는 지난 9월 미국의 반도체 유통 전문 협력사인 월드 마이크로 컴포넌츠 LLC와 공식 유통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를 아우르는 북미 전역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굳건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이컴포넌트 같은 기술 전문 유통사와 협력 관계도 강화하며 고객 접점을 다각화하고 있다.
모빌린트는 이미 지난 3월 드론 관제 기업 다온아이엔씨(Da-on INC) 같은 국내외 고객사로부터 구매 주문을 받아 시장성을 증명했다. 회사는 앞으로 시장 분석과 긴밀한 기술 지원을 포함한 체계적인 기술 영업으로 제조, 로보틱스,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등 각 산업 분야에서 빠르게 바뀌는 AI 반도체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에이티나와의 협력에서 볼 수 있듯, 차별화한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를 내세워 세계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전 세계 엣지 AI 상용화를 이끌겠다는 것이 모빌린트의 최종 목표다. 모빌린트는 엣지 컴퓨팅에 최적화된 NPU를 통해 세계 엣지 AI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며, 급성장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