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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022년 6월 이후 최대 월간 하락…8만 달러 지지력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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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022년 6월 이후 최대 월간 하락…8만 달러 지지력 테스트

11월 한 달 20% 이상 급락…레버리지 청산·ETF 대규모 유출 이어져
미국 유타주 샌디에서 비트코인 토큰들이 보인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유타주 샌디에서 비트코인 토큰들이 보인다. 사진=AP/연합뉴스
비트코인이 2022년 암호화폐 시장의 연쇄 붕괴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세계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유럽 시장에서 한때 10% 넘게 급락하며 8만697달러까지 추락했다.

비트코인은 이후 8만 달러를 간신히 지키며 낙폭을 일부 만회해 뉴욕시장 초반 8만4500달러대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한때 10% 넘게 급락하며 2630달러로 저점을 낮췄다.
코인게코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암호화폐 전체 시가 총액은 4월 이후 처음으로 3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11월 들어서만 20% 넘게 급락하며,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22년 6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2022년 5월 당시 테라USD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붕괴에 이어 샘 뱅크먼-프리드의 FTX 거래소 몰락 등으로 주요 암호화폐는 최악의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친(親)암호화폐 정책과 기관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10월 초 사상 최고가 대비 30% 이상 급락했다.

이번 가격 폭락은 지난달 10일 발생한 대규모 청산 사태에 이은 것이다. 당시 레버리지 거래가 대거 청산되며 190억 달러가 증발하는 등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서 약 1조5000억 달러가 사라졌다.
특히 전날 이후 하루 사이 비트코인에 대한 매도 압력은 한층 거세졌다. 블룸버그는 데이터 분석 업체 코인글래스 자료를 인용해 레버리지 포지션에서 추가로 20억 달러가 청산됐다고 보도했다.

시장 ‘패닉’ 확산..."수요가 없다"


지난달 사상 최고가 대비 비트코인이 30% 넘게 떨어졌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여전히 매수에 나서길 꺼리는 모양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장 12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전날 하루에만 9억3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해 1월 상장 이후 일일 기준 두 번째로 큰 자금 이탈이다.

또한, 영구 선물(perpetual futures)의 미결제 약정은 10월 최고치인 940억 달러 대비 35% 감소했다.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도 암호화폐 매수 심리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 상승 출발한 미국 주식 시장은 고평가 우려와 12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으로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호주의 헤지펀드 아폴로 크립토의 프라틱 칼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 전반의 심리가 극도로 악화돼 있다”며 “강제 매도세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번 하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호주 IG의 토니 사이커모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메모에서 시장이 “스트래티지(Strategy)의 손실 한계를 시험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재무기업으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 회사다.

사이커모어는 이어 “회사의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면 레버리지 포지션에 대한 마진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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