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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예비역 대위 "조선업 부흥, 돈 아닌 숙련 인력 처우개선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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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예비역 대위 "조선업 부흥, 돈 아닌 숙련 인력 처우개선이 핵심"

300억달러 예산·해외자본 투입불구…숙련공 이탈로 함대재건 차질
해군식 교육망·기술직 승진트랙 제언…옥내공장·외골격 로봇 도입
영국 스코틀랜드 포트 밥콕 로사이(Port Babcock Rosyth) 시설에서 건조 중인 영국 해군의 차세대 31형 호위함 'HMS 벤처러(HMS Venturer)'호의 모습이다. 극심한 날씨로부터 작업자를 보호하고 용접 품질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유지하기 위해 첨단 밀폐형 실내 조립 공장(Building Hall)을 활용하고 있다. 사진=영국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스코틀랜드 포트 밥콕 로사이(Port Babcock Rosyth) 시설에서 건조 중인 영국 해군의 차세대 31형 호위함 'HMS 벤처러(HMS Venturer)'호의 모습이다. 극심한 날씨로부터 작업자를 보호하고 용접 품질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유지하기 위해 첨단 밀폐형 실내 조립 공장(Building Hall)을 활용하고 있다. 사진=영국 국방부

미국 정치권과 방산업계가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해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미 해군 함대의 재건이 불가능하다는 현직 미 해군 예비역 장교의 날카로운 분석이 제기됐다.

미 해군 예비역 대위인 게리 킴(Gary Kim)은 미 해군연구소(USNI)가 발행하는 국방 전문 저널 프로시딩스(Proceedings) 2026년 8월호 기고문을 통해, 미국 조선업의 생산성 저하와 사업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선 인력 인프라 혁신안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안을 통해 300억 달러(약 41조 원 상당) 이상의 예산이 조선업 복원에 투입되고 안두릴(Anduril), 새로닉(Saronic) 같은 첨단 기술 기업과 한국의 한화오션(필리 조선소 인수) 등 해외 자본이 유입되고 있지만, 자본의 양이 아니라 현장에서 매달, 매년 고품질의 함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십만 명의 숙련 노동자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2년 차 미숙련자가 현장 감독 맡는 실정

기고문에 따르면, 현재 미국 조선소의 상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레이건 행정부 시절 '600척 해군' 구상을 위해 채용됐던 냉전 세대 숙련공들이 코로나(COVID-19) 팬데믹 기간 대거 퇴직하면서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 노하우가 한순간에 유실됐다. 반면 1990년대 평화의 증여(Peace Dividend) 시기와 테러와의 전쟁 기간 국방비 감축(Sequestration)으로 인재 투자가 끊기면서 기술 이음목 역할을 할 중간 간부층이 사라졌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짧은 수습기간을 거친 밀레니얼 및 Z세대가 성급하게 관리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과거에는 5~10년의 현장 경험을 쌓은 뒤 반장(Foreman)으로 승진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입사 18~24개월 만에 현장 감독 직책을 맡는 실정이다. 노하우가 부족한 상태에서 높은 이직률과 긴 함정 건조 주기까지 더해져 숙련도 향상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 전문가 우대·외골격 로봇 등 첨단 장비 지원 제안


게리 킴 대위는 미 해군이 젊은 장병들을 정예 전력으로 육성하는 A·C·F 스쿨 시스템과 단계별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조선소 현장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 중간 및 이직률이 높은 시점에 맞춤형 기술 강좌를 배치해 번아웃을 막고 기술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관리직으로 승진해야만 연봉이 오르는 기존 임금 구조를 비판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술 기업처럼 기술 전문가(Master Technician)를 위한 이중 승진 트랙(Dual-track career path)을 구축할 것을 제언했다. 관리직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최고의 기술을 발휘하는 장인들에게 관리자급의 연봉과 명예를 보장해야 숙련공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다.

또한 폭염과 한파에 노출된 19세기 수준의 조선소 작업 환경 개선도 촉구했다. 영국 해군의 31형 호위함이나 독일 메이어 베르프트(Meyer Werft) 조선소처럼 대형 옥내 건조 전용 공장(Building Hall)을 확충하고, 팬 탑재 조끼, 배터리 발열 자켓,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외골격 로봇(Exoskeleton) 등 첨단 착용형 장비를 조속히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리 킴 대위는 조선소 노동자 1만 명 전체에 기후 대비 안전 장비를 지급하고 5000대의 외골격 로봇을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00만~3000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초당파적 지지 속에 투입되는 수백억 달러의 자금 중 일부를 사람에게 제대로 투자할 때 미국 조선업의 진정한 부흥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