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너지부 20번째 핵심 물질 공식 등재…글로벌 전략 물자 통제 수위 격상
카타르 가스전 피격으로 글로벌 공급 3분의 1 차질…현물가 3배 폭등
아시아 수출 70% 급증에도 와이오밍 단일 거점 한계…한국 팹 원가 부담 직결
카타르 가스전 피격으로 글로벌 공급 3분의 1 차질…현물가 3배 폭등
아시아 수출 70% 급증에도 와이오밍 단일 거점 한계…한국 팹 원가 부담 직결
이미지 확대보기유럽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 AM은 10월24일(현지시각) 중동 분쟁 여파로 전 세계 생산 거점이 타격을 입으면서 현물 가격이 3배 급등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대체하기 어려운 극저온 냉각용 가스 공급이 급감하면서 카타르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첨단 제조 시설의 조달 환경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 분쟁 격화와 공급 충격
미국 정부는 2020년 제정된 에너지법 규정을 적용해 헬륨을 통산 20번째 핵심 물질 목록에 포함했다. 2025년 제철용 야금탄이 지정된 데 이은 조치로, 기체 형태의 원소로는 불소에 이어 두 번째로 명단에 올랐다.
이번 핵심 물질 지정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 마비와 카타르 라스 라판 가스 정제 시설 피격에 따른 공급망 위기가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헬륨은 천연가스를 정제할 때 극소량 추출되는 부산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라스 라판 설비가 손상을 입으면서 전 세계 생산량의 30%가 넘는 물량이 시장에서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헬륨이 경제를 지탱하는 반도체와 첨단 기술 생산에 필수적인 자재라고 밝혔다. 비즈니스 AM은 중동 정제 시설의 광범위한 파손을 정상화하기까지 길게는 3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편중된 생산 기지와 비축량 고갈
지리적 편중은 공급 충격을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 세계 공급량의 약 90%가 단 5개 나라에서 나오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와이오밍주 단일 공장을 앞세워 세계 최대 생산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타르 가스전 타격 이후 아시아 수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국산 수출 물량이 7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단일 제조 설비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세계적인 부족분을 온전히 채우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추가 증산을 위한 미국 내 천연가스전 개발도 복잡한 인허가 절차에 묶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축 역량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2027년까지 수출 제한을 시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 연방 정부가 운영하던 비축 기지는 민영화된 상태다. 미국과 독일의 지하 암염 동굴에 보관 중이던 비상 물량마저 줄어들고 있어 단기간 내 공급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체 불가 소재와 제조 현장 타격
헬륨은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을 구현하는 특성을 지녀 현대 공학에서 다른 물질로 바꾸기 어려운 편이다. 반도체 웨이퍼 열을 식히는 냉각 공정뿐 아니라 자기공명영상(MRI) 장비와 암 연구용 초전도 자석을 냉각하는 데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대학 연구소는 공급 배정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실험 장비 가동 축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제조 분야는 전체 생산 공정의 상당 부분에 헬륨을 투입하는 구조로 전해진다. 공급 업체들이 엄격한 쿼터제를 가동하면서 제조 라인의 가동 축소 가능성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미 국방부가 탄약과 극초음속 무기 생산을 4배 늘리도록 방산 협력업체들을 압박하는 과정에서도 원자재 가격 급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한국 반도체 제조 업계도 수급 변동성의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웨이퍼 미세 열 제어와 식각 공정에 필수 투입되는 특성상, 현물 가격 폭등은 장기 공급 단가와 제조 원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미네소타주 등에서 추진 중인 신규 채굴 프로젝트는 상업 가동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단기 수급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