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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승인 아직인 조원태, 이명희·팬오션 지분매각에 경영권까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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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승인 아직인 조원태, 이명희·팬오션 지분매각에 경영권까지 우려

팬오션 5.8% 지분 행방에 관심
우호지분 확보 절실한데…이명희, 1% 넘게 매각한
조원태-KCGI, 경영권 공방전 재현 우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이미지 확대보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경영권 방어에 불안 요소가 커지고 있다.

우호 지분이던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보유 주식 지분 일부를 정리한 것에 이어 하림그룹의 계열사 팬오션도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우호 지분과 비우호 지분 모두 시장에 풀리며 경영권 방어의 불안 요소가 커진 것이다.

18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오션은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주식 390만3973주(지분율 5.8%) 전량을 1628억원(1주당 약 4만1710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이 전 이사장이 시간외매매방식으로 한진칼 주식 70만1001주를 매각했다. 주당 처분단가는 4만2796원으로 총 30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보유 중인 주식수는 기존 249만1137주에서 179만136주로 줄었다. 지분율도 3.73%에서 2.68%로 1%포인트 넘게 낮아졌다.

한진칼 지분이 시장에 풀리는 것은 조 회장의 한진칼 경영권 방어에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팬오션 주식을 누가 매수했는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조 회장의 비우호 세력에게 지분이 넘어가면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조 회장은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3자 연합)과 지분 경쟁을 펼쳤다. 당시 산은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을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하며 강력한 우호 주주(현재 지분 10.58%)로 나타나면서 3자 연합은 경영권 다툼에서 물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무산되면 조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 8000억원에 달하는 한진칼 지분을 산은이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산은이 빠진 부분에 다른 경영권 위협 세력이 나타날 수 있다. 조 회장은 경영권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될 경우 보유 지분 10.58%를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항공산업 구조 재편 차원에서 확보한 지분인 만큼 계속 유지할 명분이 없어서다.

만에 하나 해당 지분이 적대 세력에 넘어갈 경우 조 회장이 다시 경영권을 위협받는 상황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한진칼은 우호 세력으로 꼽히는 델타항공 외에도 호반건설, LX판토스 등 지분을 상당량 보유한 주주가 여럿이라 지분구조 변경에 따른 리스크가 큰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의 확실한 우호 세력인 이 전 이사장이 지분율을 낮춘 것이다. 경영권 수호 목적과는 반대의 행보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기존 19%대에서 18%대로 낮아졌다. 오너가의 일원이, 그것도 전례 없는 경영권 다툼을 겪으며 지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주식을 팔았다는 것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일부에서는 경영권 분쟁 문제가 앞으로 재발할 우려가 없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 전 이사장이 오너 일가로 경영권 분쟁을 경험해본 이의 선택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확신을 추정하는 의견도 있다. 조 회장은 "우리는 아시아나 인수에 100%를 걸었다.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킬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번 합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포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포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