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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삼성물산 지주사 부상…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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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삼성물산 지주사 부상…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임박

이재용 부회장 삼성SDS 지분 매각은 ‘신호탄’, 3000억원 현금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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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에스디에스지분 매각을 계기로 지배구조가 일대 변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생명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주식을 전량 매입에 나서 연초부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속도가 예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 자금을 확보하고자 보유 중인 삼성SDS 지분 2.05%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주식 수는 158만7000주로 평가액이 3800억원이다. 세금을 빼고 나면 약 3000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삼성엔지니어링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청약으로 최대 3000억원 한도 내에서 참여하기로 밝힌 바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SDS의 주식을 가장 먼저 판 것은 투자자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기업으로 이 부회장은 지분을 낮춰 일감몰아주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투자이익도 극대화할 수 있다.

일감몰아주기 기업은 모기업과의 거래가 끊기면 수익은 고사하고 생존마저 어렵게 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최대주주인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는 영화관인 롯데시네마와의 거래가 끊긴지 3년만에 결국 청산 절차를 밟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영자 이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누나다.

삼성생명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주식 4339만3170주(37.45%)를 1조5500억원에 전량 매입하며 지주회사가 될 지분 요건을 충족시켰다.

삼성생명 측은 이번 지분 인수가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을 지주회사로,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두는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최대 수혜주는 삼성물산이 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KB투자증권 강선아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를 해소해야 하는데 그룹 외부로 매각하는 것은 경영권 악화 측면에서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유력한 지배구조 변화 방법은 삼성생명 투자부문(삼성전자 지분 7.2% 등)과 금융사업부문(금융계열사 지분 포함)으로 인적분할하고 삼성생명 투자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 김종관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의 대전제는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가 되어 삼성전자 등 자회사 지분을 확보하는 동시에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들도 지배하면서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삼성그룹 지배권을 견고히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다른 한편으로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충분히 획득해야 하는데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 지분율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면서 “따라서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상당부분은 사업부문이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 분할하게 되면 삼성전자 지주부문의 가치는 상당부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자리잡으려면 산적해 있는 많은 과제들을 풀어나가야만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7일 “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6%를 처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삼성물산에 대한 시장 기대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남은 계열사들의 삼성물산 지분 역시 반드시 정리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 연구원은 따라서 삼성SDI의 삼성물산 2.6% 지분 정리 이후에도 오버행 이슈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삼성물산에 대한 증권가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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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