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대한 답변은 단순히 선택의 문제를 넘어서 의료 전문가의 책임을 수반한다. 의료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줄기세포처럼 현재의 답변은 미래에 재평가될 수 있다.
엑소좀과 세포외소포체(EVs·Extracellular Vesicles)는 모두 줄기세포의 기능을 대변한다. 이들은 근접분비(Juxtacrine), 주변분비(Paracrine), 내분비(Endocrine) 등의 방식을 통해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자가 엑소좀은 타인 엑소좀에 비해 유리하다.
생체에서 세포가 방출하는 단백질은 생체 대사의 필수적이지만 엑소좀처럼 이중 지질막으로 잘 포장되지 않은 단백질은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타인 유래 단백질의 사용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자가 세포로부터 추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잘 정제된 엑소좀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세포에서 유래되는 DNA, RNA, 호르몬(Hormon), 면역글로불린(Immune globulin) 등과 같은 성분을 엑소좀과 함께 추출해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줄기세포 배양액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바이오 마커를 가지고 지질막으로 쌓인 것을 정제하는 과정이 바로 엑소좀 추출이다.
자신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엑소좀 외에는 의미가 없다. 엑소좀의 가장 큰 유용성은 현재 진단 마커로서의 기능에 있으며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자신의 세포로부터 엑소좀만 추출하는 것은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반적 상황에서 젊은 세포의 엑소좀은 노화된 세포의 엑소좀에 비해 여러 가지 이점을 갖고 있다.
젊은 줄기세포는 기능적 측면에서 나이 든 줄기세포보다 우월할 가능성이 높다. 줄기세포 치료와 마찬가지로 고령 환자의 경우 타인이더라도 젊은 혈연의 줄기세포 배양액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이가 많은 세포라 할지라도 배양 중에 항원에 노출되거나 암세포의 특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추출된 엑소좀은 암을 유발하거나 다른 면역 밸런스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노화된 세포의 엑소좀에는 여러가지 필요한 기능이 소실되어 있을 수 있다.
젊은 줄기세포의 경우 공여자 간의 특성 차이가 크므로 사용 전에 매번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특히 현재까지는 공통 우월 공여자(Universal Donor)가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어린 줄기세포에서 추출한다 하더라도 환자 개개인에 따라 적절한 공여자가 필요하다. 잘못 선정된 경우 오히려 면역 질환이나 소아백혈병, 암 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현대 엑소좀 기술 수준에서는 환자에게 적합한 타인의 엑소좀을 선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타인의 엑소좀이 타인의 줄기세포와 유사한 확률로 위험한 물질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따라서 타인의 엑소좀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정제 과정과 철저한 검사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는 곧 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을 의미한다.

또한 한국에서 타인의 엑소좀을 피부에 투여해 심각한 면역 부작용을 일으킨 사례가 다수 보고되면서 이러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 정부가 경고한 것처럼 현재 타인의 엑소좀을 체내에 투입해 사용하는 것은 잠재적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의약품 허가를 받지 않은 타인의 엑소좀을 의약품처럼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법적인 문제를 넘어서 의료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엑소좀을 투여하는 치료법에서 선택지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젊은 타인의 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 둘째, 다양한 단백질을 포함한 노화된 자가 세포 엑소좀, 셋째 다양한 단백질을 포함한 젊은 자가 세포 엑소좀이다. 이 중 세 번째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각 환자의 개별적인 상황과 의료적인 필요에 맞게 세포 종류를 선택하고 정부의 가이드 라인을 따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일본 보건 당국은 엑소좀 치료를 재생의료의 일부로 편입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현재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규정과 유사하게 타인의 세포 배양을 통해 추출한 엑소좀은 '재생의료 위험도 2종'에 해당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다 어려운 허가 과정이 필요하다. 종합적으로 치료를 위해서는 자가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추천한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엑소좀은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효과는 줄기세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고 1회성에 그치지만 보다 명확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양의 엑소좀을 보관할 수 있다면 줄기세포 투여 보다 더 많은 장점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동물 실험을 통해 타인의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엑소좀이라도 배양 환경이 잘 관리될 경우 면역 부작용이나 암 변이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는 논문도 다수 발표됐다. 이는 엑소좀이 줄기세포 치료로부터 파생된 미래의 치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현대 의학의 특성상 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임의로 타인의 엑소좀을 치료에 이용하는 것은 의료 윤리적인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의사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인지하고 조심스럽게 극복해야 하는 시점이다.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은 누구?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은 1991년 성형외과 전문의로 의료계에 발을 내디딘 후 지방 성형을 자주 접하면서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대량 지방이식을 시작했다. 특히 전문의로서 지방조직을 연구하던 중 의대에서 배운 것과는 다소 다른 지방이식에 관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줄기세포치료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2007년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를 설립, 동료 의사들과 함께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