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이순용기자] 커피를 마시지 않는 우리 아이가 카페인을 과하게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부모들은 얼마나 있을까. 아이들이 즐겨 찾는 청량음료, 초콜릿을 비롯해 이른바 에너지음료까지…. 카페인 함유량이 만만치 않다.
카페인은 적절히 섭취하면 피로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그러나 과다 섭취하면 건강을 해치고 심각한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카페인은 커피열매를 비롯해 코코아열매, 콜라나무열매, 차나무 잎 등 약 60종에 달하는 식물에 함유돼 있는 성분이다. 현재 다양한 식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카페인은 적절히 섭취하면 피로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능을 발휘한다. 반면 과하게 섭취하면 가슴 두근거림, 얼굴 홍조, 구토, 어지러움,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등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한번에 다량의 고카페인을 섭취할 경우에 부정맥, 허탈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때로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카페인 치사량은 1만㎎ 정도다.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약 100잔, 에너지음료는 130캔이다.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페인을 많이 먹으면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카페인은 적정량을 초과하면 오히려 불안감을 유발하고 집중력과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피로를 누적시킨다고 경고한다.
특히 육체적, 정신적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카페인 과량 섭취는 불면증, 집중력 저하, 구토, 극심한 흥분, 떨림 등을 일으킨다. 카페인 의존도가 심해지면 성장장애, 행동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의 카페인 섭취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어른의 경우 하루 권장량이 400㎎ 이하인데 반해 신체 발달이 미숙해 카페인 배출 속도가 느린 소아·청소년은 몸무게를 기준으로 카페인 섭취 권장량을 정한다.
보통 몸무게 1㎏을 기준으로 카페인 2.5㎎을 적당한 섭취량으로 잡는다. 이같은 기준에 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중·고등학생(몸무게 50㎏)의 경우에 커피전문점 커피 1잔, 에너지 음료 1.3캔, 액상커피 1.5캔, 캡슐커피 1.7잔, 조제커피 2.6봉 등 각각의 양이 하루 섭취 권장량에 해당되는 수준이라고 권고했다.
또 청소년들이 카페인을 섭취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최근에는 고카페인 음료, 이른바 에너지음료가 청소년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탄산음료에 카페인을 고함량으로 첨가한 이 음료는 각성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학업에 지친 청소년들이 즐겨 찾고 있다.
지난 7월 한달간 전국 청소년 5405명을 대상으로 고카페인 음료 소비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39.6%의 청소년들이 한달간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한 경험이 있고 하루 최대 20병까지 마신 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관계자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하루에 어느 정도의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는지 어떤 음료를 얼마나 마시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며 "카페인 함유 음료는 결코 피로 회복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