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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빚폭탄] 코로나·전쟁 후폭풍...전 세계 국가 부채 사상 최고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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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빚폭탄] 코로나·전쟁 후폭풍...전 세계 국가 부채 사상 최고 행진

미국 국가 부채 비율 GDP 대비 120% 넘어
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도 지속 상승세
GDP보다 국가부채 증가속도 더 가팔라
미국 국가 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인 33조 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미국 워싱턴의 미 국회의사당 건물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국가 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인 33조 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미국 워싱턴의 미 국회의사당 건물 전경. 사진=로이터

전 세계 국가 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하면서 '빚 폭탄'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연이은 위기 속에서 부채가 빠르게 증가해 각국 정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국가 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도 100%를 훌쩍 넘어섰다. 우리나라 국가 부채 비율도 선진국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연말에는 55.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외신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세계 국가 부채가 사상 최대로 늘어 빚 부담의 늪에 빠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18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국가 부채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33조 달러(약 4경3662조원)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이미 120%를 넘어섰다.

미국 국가 부채는 지난 6월 32조 달러(약 4경2339조원)를 기록한 후 약 3개월 만에 1조 달러(약 1323조원) 증가했다.

마이클 피터슨 피터슨재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서 볼 수 있듯이 부채 비용은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며 "향후 10년간 10조 달러(약 1경3231조원)가 넘는 이자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국가 부채가 10년 안에 50조 달러(약 6경6155조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부채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재정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엔은 지난 7월 '세계의 부채'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공공부채는 92조 달러(약 12경1725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0년 이후 국가 부채가 5배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전 세계 GDP는 3배 증가에 그쳤다.

개발도상국은 전 세계 공공부채의 약 30%를 떠안고 있다. 이 중 70%는 중국, 인도, 브라질이 차지하고 있다. 59개 개발도상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6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 국가 부채도 높은 수준이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연합(EU) 전체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83.7%로 집계됐다.

이 중 그리스의 국가 부채 비율이 168.3%로 가장 높았고, 이탈리아(143.5%)·포르투갈(113.8%)·스페인(112.8%)·프랑스(112.4%) 순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부채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관련 재정 지원 종료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 촉진 및 식량·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더 많은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 국가 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침체 대응을 위한 재정 지원, 에너지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원을 확대하면서 국가 부채가 급증했다.

또한,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식량 및 물류비가 상승하면서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의 국가 부채 비율도 선진국 평균을 넘어섰다. IMF가 발표한 재정점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GDP 대비 일반 정부부채(D2) 비율은 54.3%로, 예상치보다 0.2%포인트 높았다.

D2는 IMF가 국가 간 비교를 위해 사용하는 기준이다. D2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부채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부채까지 포함한 일반 정부부채를 말한다.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비기축통화 10개국(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뉴질랜드·아이슬란드·이스라엘·체코·몰타·싱가포르·홍콩)의 지난해 말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평균 52%로 집계됐다. 한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10개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IMF는 올해 말 한국의 국가 부채 비율이 55.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는 국가 부채 증가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빠를 뿐만 아니라 저출산·고령화 등 재정 리스크 요인도 상당하다"며 "재정준칙의 조속한 법제화와 함께 적극적인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 건전재정 확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