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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권하는 사회②] “일단 쓰고 본다”… 청년 소비문화 바꾼 모바일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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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권하는 사회②] “일단 쓰고 본다”… 청년 소비문화 바꾼 모바일 ‘민낯’

모바일 금융·대출서비스의 접근성이 높아지자 다중채무·리볼빙 위험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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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한국의 모바일 결제 및 대출 접근성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청년층이 손쉬운 외상 소비와 대출의 수렁에 빠지고 있다. 이는 모바일 금융서비스가 진화하면서 카드 발급, 카드론, 리볼빙 등 대출 서비스 접근성이 크게 높아지고 후불결제, 소액 신용결제 등 다양한 결제 서비스까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청년층이 익숙한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를 비롯해 쿠팡과 일부 중소 쇼핑몰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빚 권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양한 결제 서비스와 대출 서비스가 횡행하면서 이러한 ‘너무 쉬운’ 금융서비스가 청년층에 감당하기 힘든 외상 소비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나온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차주(돈을 빌린 사람)의 가계대출 비중은 29.6%(2013~2019년)에서 38.3%(2020~2021년)로 큰 폭 증가했으며, 20대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도 1.4%로 전년 동기(0.7%)보다 두 배로 늘었다.

기존 전화나 영업점 방문 방식에서 모바일 클릭 몇 번으로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청년층의 무분별한 외상 소비가 만연하면서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직장이 있다면 카드 발급부터 마이너스통장 개설까지 모바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금융거래 경험이 적어도 대출 접근성이 높다. 금융거래 경험이 적은 청년층은 연체가 발생하기도 쉽고 연체의 심각성을 간과할 때도 많다. 또 청년층은 소득 기반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한 번 연체가 시작되면 카드론·리볼빙 등 다중 채무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또 최근에는 소액후불결제 등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BNPL)’하는 소비를 부추기는 금융서비스와 마케팅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소액후불결제는 학생·주부 등 금융 이력이 적은 신파일러에게 최대 30만원의 소액 신용대출을 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를 포함해 쿠팡과 일부 중소 쇼핑몰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소액후불결제는 기업들이 현행법상으로 서로 연체 정보를 공유할 수 없고 연체 기록이 신용점수에도 반영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쉽게 연체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한 업체에선 30만원 미만의 소액만 가능하지만 한 개인이 여러 후불결제 서비스에서 최대한도로 소비를 한다면 약 300만원 정도의 금액을 신용점수 하락 없이 연체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쿠팡 등 현재 운영되고 있는 후불결제 서비스는 금융 채무가 아니다 보니, 금융 관련 법령이나 신용정보 관련 법령을 적용할 수 없다. 그 때문에 기업으로서도 연체자들에 마땅한 대처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후불결제 서비스의 특징 때문에 현장에서는 후불결제 서비스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