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주요 여신 서비스를 손쉽게 접하다 보니 빚에 허덕이는 청년층도 늘고 있다. 지난해 채무 고통으로 인해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 조정을 신청한 20·30대는 무려 10만 명에 달한다. 모바일 금융의 발전으로 편의성과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되레 청년층이 ‘부채 늪’에 빠지기 쉬워졌다는 분석이다.
청년들이 카드 빚에 허덕이는 배경은 고금리와 대출, 경기침체 등의 영향도 있지만, 이전과 달라진 금융환경 영향도 크다. 과거 카드사의 카드론과 리볼빙 등 여신 서비스는 홈페이지나 전화 등을 통해 가능했지만, 현재는 스마트폰 하나면 24시간 언제든 가능하다. 접근성과 편의성이 개선되다 보니 카드 값에 부담을 느낀 청년층이 리볼빙이나 카드론 등 유혹에 더 빠지기 쉬워진 셈이다.
실제 우리금융연구소가 발간한 ‘MZ세대의 금융 플랫폼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이용하는 만 19세에서 41세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무려 86.8%가 일상적인 금융거래 시 비대면 채널(모바일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특히 카드사의 여신 서비스 역시 대출의 일종이다 보니, 청년들의 채무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고금리 속에 누적되는 빚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회생을 신청한 청년도 10만 명을 넘어섰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회복을 위해 채무 조정을 신청한 20대는 총 3만4286명으로 2021년(2만1008명)과 비교해 63.2%(1만3278명) 급증했다. 같은 기간 30대는 5만1870명에서 7만6596명으로 47.7% 급증해 청년층에서 채무 조정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청년 빚쟁이는 새로운 뇌관이다. 모바일 금융 이용이 활발한 20대 청년들의 연체가 많아지면 결국 카드사의 건전성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8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은 1.63%로 전년 동기 대비 0.82%포인트 높아졌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보다 모바일 금융이 고도화하고 쉬워지면서 청년층 이용이 많아졌다”면서 “(서비스 이용 시) 강제적인 제어 수단이 없다 보니, 자칫 빚 부담만 키울 수 있어 이용자의 현명한 금융 습관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