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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KFC치킨'이 일본서 성탄절 전통음식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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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KFC치킨'이 일본서 성탄절 전통음식 된 이유는?

KFC 일본지사 홈페이지 사진. 사진=KFC재팬이미지 확대보기
KFC 일본지사 홈페이지 사진. 사진=KFC재팬
전 세계에 KFC 매장이 있지만 유독 성탄절만 되면 일본에서 영업하는 KFC가 연중 최고 매출을 올린다. 일본에서는 후라이드 치킨이 성탄절을 기념하는 전통음식처럼 됐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KFC 일본지사가 지난해 20일부터 성탄절까지 닷새간 기록한 매출은 69억 엔(약 734억 원)에 이르렀다. 통상 23일 정도부터는 손님이 몰려들면서 줄을 서 주문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평일 대비 5배~10배 매출이 치솟는 크리스마스 이브날이 절정을 이룬다.

하필 왜 KFC 치킨이 일본의 전통음식처럼 된 걸까.

한 30대 여성은 CNN과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는 성탄절 때 닭고기를 먹는 전통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음식문화를 50년간 연구해왔고 현재 하버드대학에서 문화인류학을 가르치고 있는 테드 베스터(Ted Bestor) 교수의 설명은 더 구체적이다.

1970년대 일본 도쿄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그는 “2차 세계대전에서 진 일본은 194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궁핍한 시기를 거친 끝에 경제가 도약하기 시작했다”면서 “경제성장이 절정에 달하면서 일본 국민이 마음껏 소비할 수 있는 상황이 왔는데 마침 음식문화를 비롯한 미국 문화가 일본에도 유입됐고 KFC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KFC가 일본에 상륙한 시점도 일본의 패스트푸드 산업이 600%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던 1970년부터 1980년 사이다. 1970년 나고야에서 1호점을 연 KFC는 10여 년이 흐른 1981년 324개 매장을 운영하는 체인으로 성장했다. 매년 30개 이상 늘어난 셈이다. 그 결과 일본의 어느 동네를 가든 쉽게 볼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이 됐다.

베스터 교수는 이어 “일본은 기독교 신자가 전체 인구의 1%도 안 되는 나라이기 때문에 성탄절은 종교적 명절이 아니라 세속적인 명절로 인식돼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게다가 1970년대까지는 가족끼리 즐기는 전통 명절이 딱히 없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