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일본, 엔화 약세‧원자재 상승에 858억 달러 국외 유출

공유
0

일본, 엔화 약세‧원자재 상승에 858억 달러 국외 유출

달러당 134.55엔…5월 수입 가격 43.3% 뛰어

일본 도쿄외환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달러와 엔화.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외환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달러와 엔화. 사진=로이터
일본은 기록적인 엔화 약세와 값비싼 원자재 등으로 인해 1분기(1~3월) 850억 달러의 피해(국내 소득의 국외 유출)를 입었다.

무역 조건의 감소는 기업들이 새로운 가격 인상을 계획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교역조건은 한 국가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수입가격 대비 수출가격의 비율을 의미한다.
수입 밀 및 기타 재료에 대한 높은 비용은 일본으로부터 가계 소득의 더 많은 유출로 이어졌다.

사상 최악의 엔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1~3월 분기 일본에서 기록적인 11조 5000억 엔(858억 달러)이 유출되었으며,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분기(4~6월)에는 더 큰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 은행에 따르면 수입 가격은 엔화 기준으로 5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43.3% 상승했다. 이는 계약 통화 기준으로 26.3% 증가한 것을 능가했으며 1981년 비교 가능한 데이터가 제공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이다.

한편 수출가격은 엔화 기준으로 16.7% 상승했다. 일본 교역조건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기준으로 총 538조 7000억 원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15년 물가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그 이후 일본 교역조건의 하락을 반영하지 않았다.

교역조건을 반영한 국내총생산(GDP)은 527조2000억 엔에 달했다. 두 수치 사이의 11조5000억 엔의 차이는 분기 동안 일본에서 유출된 소득 금액을 나타낸다.
이에 반해 원유 등 원자재를 수출하는 미국은 교역조건을 개선했다. 독일은 일본과 같은 자원의 순수입국이지만 계약이 주로 유로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그렇게 급격한 하락을 겪지 않았다.

목요일 엔화는 미국 달러 대비 134.55엔으로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높은 자원 가격과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기업들은 상품 가격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5월에 9.1% 올라 11개월 연속 5% 넘게 올랐다. 이는 1981년 2월 이후 한 번도 넘지 않은 문턱이다. 이 지수를 구성하는 515개 상품 중 80%가 넘는 426개 품목의 가격이 인상되었다.

일본 제철(Nippon Steel)은 석탄과 철광석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6월부터 출하되는 강판 도매가를 톤당 2만 엔(약 15%) 인상하였다. 이 회사는 현재 2020년 10월부터 9만 엔 이상의 가격 인상을 발표한 것이다.

트렌드는 소비재로 확산되고 있다. 105개 상장기업의 1만개 이상의 식품 품목이 올해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고 일본 리서치 회사인 테이코쿠 데이터뱅크(Teikoku Databank)가 밝혔다.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인상은 식용유와 밀의 가격 상승에서 비롯되었지만 더 많은 기업이 원유 가격과 엔화 약세를 가격인상에 고려하고 있다.

일본의 과자제조업체인 칼비(Calbee)는 식용유와 포장재 가격 상승으로 감자칩 가격을 인상했다.

일본 해산물 업체인 마루하 니치로(Maruha Nichiro)사장 겸 CEO인 이케미 마사루(Masaru Ikemi)는 "판매량을 줄이더라도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해산물 유통업체는 2월 3년 만에 처음 인상한 지 불과 6개월 만인 8월 1일 출하를 시작으로 거의 모든 소매 냉동 품목의 가격을 5%에서 28% 인상할 방침이다.

칼비는 1월에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자 칩 라인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 스낵 제조업체는 2016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7월 포테이토 칩스 크리스프 라인(Potato Chips Crisp)라인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식용유 및 포장 비용 상승은 이 회사에 큰 부담이 되었다.

칼비 사장 겸 CEO인 이토 슈지(Ito Shuji)는 “우리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계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명목임금 상승의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약간의 물가 인상으로도 소비자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가계는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