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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과도한 사치세로 보석산업 뿌리째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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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과도한 사치세로 보석산업 뿌리째 흔든다

그리스인들 비용 줄이기 위해 이웃 튀르키예에 원정 구매

그리스는 보석에 사치세를 부과해 수입과 소비를 억제하고 있으나 오히려 보석산업을 망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그리스는 보석에 사치세를 부과해 수입과 소비를 억제하고 있으나 오히려 보석산업을 망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그리스는 예술이 발달한 문명국가로서 보석 세공기술이 세련된 나라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금과 다양한 유색 보석을 이용해 그리스 문화와 신화의 모티브를 담은 보석을 만들었다. 이런 보석은 인간의 아름다움과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그리스에서는 고대부터 사치세가 존재했다. 사치세는 보석뿐만 아니라 모피나 가죽으로 만든 의류와 신발 등에도 적용되는 세금으로, 사치품의 수입과 소비를 억제하고 소득의 재분배를 도모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현재 그리스에서 보석에 부과하는 사치세는 10%이고, 부가가치세(VAT)는 24%다. 따라서 그리스에서 보석을 구매하면 총 34%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리스에서 구매한 보석에 대한 VAT 환급을 받으려면, 최소 구매금액이 50유로 이상이고, 비유럽연합에 거주하는 18세 이상이어야만 한다.

또한, 유럽연합(EU)을 나갈 때 세관에서 VAT 환급 양식에 도장을 받아야 하며, 환급은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받을 수 있다.

그리스의 보석산업은 경제 위기의 먹구름 속에서도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투자 가치가 높은 시장으로 손꼽힌다. 그리스는 매년 코스미마(KOSMIMA)라는 보석 및 시계 전시회를 개최해 방문객들에게 그리스 보석 시장의 기회를 발견하고 최신 트렌드에 대해 배우고 수천 년의 전통을 기반으로 한 그리스 보석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점차 줄면서 조금이라도 예산을 줄이기 위해 그리스인들은 자국에서 보석류를 사지 않고 이웃 튀르키예에서 구입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예산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이런 상황은 그리스의 보석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그리스보석연합회(POVAKO) 대표인 페트로스 칼파키디스는 사치세 폐지나 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는 사치세가 산업 발전에 지장을 준다고 주장한다.
그리스의 보석류 수출액은 2020년에 약 6억8800만 달러였으며, 수입액은 약 2억5600만 달러였다. 보석류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약 1.9%를, 수입액은 약 0.5%를 차지한다.

그리스는 매년 국제 보석 박람회인 ‘아테네 국제 보석 전시회(AIJS)’를 개최한다. 이 전시회는 전 세계 보석류 제조업체, 디자이너, 수입업체, 대리점 등이 참여하며, 그리스 보석 문화와 산업을 홍보하고 새로운 시장 동향을 소개하고 협력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

그리스가 EU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재정 개혁과 세금 인상을 약속한 바 있어 사치세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사치세라는 별도 세목은 없다. 하지만 사치품과 고급주택에 대해 고율의 개별소비세나 취득세, 재산세를 부과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세금은 소비의 억제와 소득의 재분배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사치세는 사회적 공정성을 위한 세금으로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입장도 있지만, 사치품의 정의가 모호하고 세금 부과가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사치세의 적정 수준과 범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으며, 국가별로 다른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