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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국가들, 바이든 대통령의 2024년 재선 선언에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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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국가들, 바이든 대통령의 2024년 재선 선언에 우려 표명

2024년 대선에 재출마를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대선에 재출마를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중동 주요국들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미국의 역할을 축소하고 아시아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중동 국가들과의 결속력을 약화시켰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강대국들이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중동과의 관계는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인가? 중동 국가들은 석유 자원과 지정학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글로벌 우선순위에서 중동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해도 중동에서의 미국의 존재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래는 안개 속으로


중동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자 정책 담당 부사장인 브라이언 카툴리스(Brian Katulis)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들어간다면, 중동 국가들과 중국,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진로를 계획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부터 시작하여 몇몇 미국 행정부들은 워싱턴의 관심을 아시아로 돌리려 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2020년 2월 29일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했다.

그는 미군이 아프간에 더 오래 머무르면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공격 위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동 국가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4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중동에서의 '단계적 축소'와 중국 대응에 지속적인 초점을 강조하면서 그 비전을 되풀이했다. 이는 걸프만, 이스라엘 및 기타 국가들에게 실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게 하고, 때로는 미국과 때로는 권위주의 진영과 일치하도록 만들 것이다.

◇미국과 중동 사이의 주요 이슈들


우선, 석유다.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 임기에도 석유 자원은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로 남아있을 것이다. 지정학적 갈등과 전쟁, 경기 변동, 전기차 보급 속도,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 등에 따라 유가는 유동적일 것이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들은 미국과의 관계가 멀어지면 감산을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유가를 불안하게 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과거보다 더 하락시킬 수 있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석유 시장 중기 전망 보고서에서 석유 수요의 점진적 증가를 예상한다. 또한, 운송 부문에서 줄더라도 석유 화학 원료 부문이 향후 석유 수요 증가의 주된 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전기차 보급률이 전체 차량의 31%, 2030년에 51%까지 보급될 경우 석유 수요는 다소 감소할 것이다. IEA는 전기차가 하루에 약 460만 배럴의 석유 수요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체 석유 수요의 약 6.1%에 해당한다. 현재 하루에 대략 1억 배럴을 전후해서 맞춰져 있는 산유량은 감산과 증산 요소가 작용해 어느 정도 변동 폭을 보일지는 미지수이지만 감산은 유가의 상승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음은 전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와 식량에서 중동지역 국가에 영향을 준다. 레바논과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의 많은 국가들은 치솟는 식량 가격으로 인해 지난 한 해 어려움을 겪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 임기가 실현된다면 시진핑 주석이 대만을 병합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기간과 겹친다. 이 기간에 양안 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중동은 미국과 중국 한쪽에 서거나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

유가도 급등락이 예상된다. 다음은 아브라함 협정이다. 아랍-이스라엘 관계의 심화이다. 이미 사우디와 이란은 중국의 중재로 대화를 재개한 상황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중동의 평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는 미국과 중국의 역학이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중동의 탈탄소 경제 정책이다. 석유 이후를 대비한 투자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중동 국가들이 파트너로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쪽을 더 우선시할지도 중동 질서에 큰 변화요인이 될 것이다. 중동 양대 국가인 사우디와 이란은 이미 브릭스에 가입을 신청한 상태이고, 8월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되면 중동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위력은 더 떨어질 것이다.

바이든이 2024년 대선에 낙선하고 새로운 인물이 백악관에 등장하더라도 미국의 중동 외교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중동 국가들은 이제 미국이 긴 작별 인사를 하고 있으며, 이 지역은 이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우리로서는 한미동맹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해진 가운데 재세계화 과정에 확실히 미국으로 기운 것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여주었다. 미국과 중동의 질서에 변화가 생겨 우리의 석유 수입이나 중동과의 교역에서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층적이고 실용적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