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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 시가총액 글로벌 ‘넘버 4’…독일·영국·프랑스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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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 시가총액 글로벌 ‘넘버 4’…독일·영국·프랑스 제쳤다

인도가 독일과 프랑스를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4위에 랭크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가 독일과 프랑스를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4위에 랭크됐다. 사진=로이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 국빈 방문에서 역대급 환대를 받은 가운데 인도 주식시장 총액이 독일, 영국, 프랑스를 넘어 글로벌 ‘넘버 4’에 올랐다.

인도의 2023년 GDP 추정치를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있지만, 인도 기업들의 시장 가치의 총합이 독일, 영국과 프랑스를 앞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도의 시가총액 4위 기록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3년 명목 GDP 추정치에 따르면 미국(26조8500억 달러), 중국(19조3700억 달러), 일본(4조4000억 달러), 독일(4조3000억 달러), 인도(3조7300억 달러), 영국(3조1500억 달러), 프랑스(2조9200억 달러) 순이다.

GDP 4위인 독일이 시가총액 넘버 4에서 빠진 것은 이 나라가 경기 침체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인도는 4개의 민간 부문 기업과 5개의 공공 부문 기업을 포함하여 9개가 포함된다.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인도 회사는 98위인 인도 생명보험공사였다.

인도의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이유는 기업 실적 호조에다 해외 자금이 인도 주식으로 유입되고 있어서다.

국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 경제보다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의 성장에 더 큰 베팅을 한 것이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금융정보회사 ‘퀵 팩트셋(QUICK FactSet)’의 데이터에 인도의 시가총액은 16일(현지 시간) 현재 총 3조4000억 달러로 3월 31일 이후 13% 급증했다.

이는 프랑스와 영국보다 앞서는 평가였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글로벌 시장의 시가총액 합계의 3.3%를 차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에 대한 고점 논란이 재평가되고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인도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인도의 주식시장 ‘Sensex’ 지수와 블루칩 ‘Nifty 50’ 지수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중국의 예상보다 느린 경제 회복이 아시아의 다른 지역 주식에 부담을 주고 있는 데 반해 인도는 해외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미국과 중국의 경제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성장 기대감이 더 높아 투자가 몰리는 것이다.

민간소비는 인도 GDP의 약 60%를 차지한다. 인도의 중산층은 소득 증가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소비로 이어진다. 기업 실적은 5월 말 발표된 연간 실적에서 견실한 모습을 보여 주식 시장을 더 뜨겁게 달군다.

2022년에 135만 대를 판매해 45%의 점유율을 차지한 선두 자동차 회사인 마루티 스즈키는 3월 마감 회계연도에 사상 최고 매출과 순이익을 보았다. 이 회사 주가는 3월 31일 이후 크게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는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같은 기간 동안 30% 이상 상승했다. 인도의 소비자 수입 증가로 고급 차량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소득의 전반적 개선으로 이런 현상이 일상 제품에서 발생하여 “고급 소비의 물결”이 일어날 수 있다.

금융 부문은 자동차 및 주택 대출에 대한 수요의 혜택으로 인도 국영은행의 주가도 상승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를 주요 소비 중심지이자 재작업 공급망의 목적지로 주목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에서 생산 능력을 이전하려는 기업의 본거지가 되어가고 있다.

4월에는 인도에서 최초의 공식 애플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애플 아이폰 공급업체인 폭스콘도 인도에서 제조 입지를 확장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런 직접 투자는 인도가 더 많은 자본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난해 인도는 역대 최고 해외 투자인 약 900억 달러를 유치했다. 모디 총리의 제조 및 인프라 부문에 대한 강력한 정부 지원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도에 자금을 투자하는 유인책이 되고 있다.

인도 국립증권예탁원(National Securities Depository)에 따르면 국제 투자자들은 지난 3월 인도 주식을 순매수하기 시작했다. 5월 순매수액은 53억5000만 달러로 4월보다 약 4배 늘었다. 6월에도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경제 및 지정학적 위험을 고려할 때 중국 주식을 선택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처럼 보이며 안전을 위해 인도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이번에 수치로 확인되었다.

다만, 일부 시장 관찰자들은 하반기에 이런 흐름이 다소 변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경제가 살아날 것에 베팅해 일부 자금이 중국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모디 총리의 미국 방문에 미국 기업들이 보인 뜨거운 호감과 미국 정부의 환대를 고려할 경우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유력한 기업에서도 인도에 대한 투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