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유동 가격제 또는 탄력 가격제로 불린다. 판매자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탄력적으로 바꾸는 정책이다. 정보 통신과 과학 기술의 발달로 판매에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데이터를 이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이 가세하면서 산업 전분야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널리 확산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보험 회사 프로그래시브 등은 스마트폰에 운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앱을 깔면 보험료를 고객별로 차등해서 내도록 한다.
아마존은 실시간으로 수많은 자료를 분석해 수요 변화와 경쟁 업체 가격을 파악하고 평균 10분에 한 번씩 제품 가격을 변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규제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해에 아마존이 실시간 가격 변동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은 다이내믹 프라이싱 프로그램 알고리즘을 더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 매체 복스(Vox)는 최근 “제품 가격을 추적하는 카멜카멜카멜(Camelcamelcamel)에 따르면 아마존의 제품 가격이 여전히 수시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주요 도시가 폐쇄된 상황에서 주요 생필품 가격을 400%까지 올렸다. 특히 이 당시에 마스크 가격을 1000%까지 올리기도 했다고 복스가 전했다. 아마존의 이런 행태에 소비자들이 분노했다. 아마존이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해 구매 이력이 없는 고객에게 충성 고객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가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벨기에에서는 우버가 고객의 핸드폰 배터리 충전량이 적으면 요금을 더 올렸다는 논란이 벌어졌다. 우버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미국에서 배달업체 도어대시는 안드로이드에 비해 가격이 비싼 아이폰 사용자에게 더 많은 요금을 청구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커크 태너 웬디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5일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디지털 메뉴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웬디스 매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킨 전자 메뉴판을 도입하기 위해 30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웬디스가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통해 가격 인상 수순에 나섰다고 보도했고, 소비자들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우버는 승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선 요금을 올려 받는다. 이를 통해 승객에게는 신속한 탑승을, 운전자에게는 추가 소득이 가능하게 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