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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노동 시장 둔화하면 즉각 금리 인하...바이든에 유리한 정책 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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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노동 시장 둔화하면 즉각 금리 인하...바이든에 유리한 정책 기조

파월 연준 의장, 대규모 실업 사태 차단에 초점 맞춘 통화정책 의지 드러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미국의 노동 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 기준금리를 즉각 내리는 쪽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미국의 노동 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 기준금리를 즉각 내리는 쪽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미국의 노동 시장이 약화하면 즉각 기준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지난 19, 20일(현지 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화정책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미국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조금 올라가더라도 실업률이 크게 올라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파월 의장의 의지라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낮춰 강력한 고용 시장을 유지하면서 경기 부양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트럼프 진영은 파월 의장이 서둘러 금리를 내리면 바이든의 승리를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음을 내고 있다.
파월 의장이 고용 시장의 급속한 악화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추면 금리 인하 시기가 빨라지고, 그 폭이 확대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파월 의장은 20일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동 시장 상황과 관련해 "임금 상승세가 완화하고 구인이 감소하고 있다"며 "노동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지만 FOMC 위원들은 노동 시장 재균형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지속해서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예상을 뛰어넘어 노동 시장이 급격히 약화하면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곧 실업률이 급상승할 조짐이 나타나면 서둘러 금리를 내리겠다는 뜻이다.

미국 고용 시장은 현재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언제든 급랭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부 주에서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임시 고용이 증가하고, 근무시간 단축 등이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미국의 20개 주에서 실업률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UBS는 뉴욕·캘리포니아주와 대선 경합 주인 애리조나·위스콘신주가 올해 경기 침체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실업률이 한 번 올라가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는 경향이 있다. 특정 산업 분야에서 어느 한 기업이 해고를 시작하면 다른 기업들이 따라가기 마련이다. 연준은 고용 시장에서 이런 모멘텀이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7만5000건 증가했다. 이는 로이터 통신이 집계 전문가 전망치 20만건을 웃돈 수치다. 그러나 1월 고용 건수가 애초 전망치 35만3000건에서 22만9000건으로 대폭 줄었고, 2월 실업률도 3.9%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1% 오르면서 상승폭이 제한됐다.

연준은 3월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지표상 경제 활동은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해 왔고, 일자리 증가도 계속 견고하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또 연말 실업률을 4.0%로 예상했다. 이는 작년 12월의 예상치인 4.1%에서 소폭 내린 수치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로 예상하며 작년 12월의 예상치인 1.4%에서 0.7%포인트 높였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