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건국 75주년을 기념하는 7일간의 '황금연휴'가 10월 1일 시작되는 가운데, 중국 내외를 포함한 모든 여행·관광 관련 수치가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당초 올해 황금연휴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종료한 이후 자국 내 여행이 급증하면서 관광산업에 대한 밝은 전망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숙박 일수별 유료 숙박비는 2019년에 비해 14% 증가했다.
중국의 8월 전체 소매판매 증가율은 2.7%에서 전년 대비 2.1%로 둔화되면서 레스토랑과 고급 패션 브랜드는 이미 소비 부진으로 인한 타격을 입은 상태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여행 분야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에어차이나 등 3대 국영 항공사는 모두 올해 상반기에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HSBC는 9월에 중국 저가 항공사인 춘추항공의 실적 추정치를 “소비심리 둔화로 인한 하방 압력”을 이유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에 600개 이상의 호텔을 보유한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도 2분기 중국 내 주요 실적 지표인 가용 객실당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같은 기간 동안 11%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토퍼 나세타는 8월 실적 발표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성장률은 중국과 상관없는 도시들의 이야기”라며 현 상황을 자조적으로 내다봤다.
이런 흐름에 중국 정부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상하이를 비롯한 지방 정부는 황금연휴 기간 동안 레스토랑, 호텔, 영화관, 스포츠 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배포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앙 정부는 이례적으로 9월 25일 고아를 포함한 빈곤층에게 10월 1일 국경절을 앞두고 '한시적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정책을 밝혔다. 전부 소비 진작을 위한 조치들이다.
또 중국은 외국인 관광객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정 입국 지점을 통해 다른 국가로 환승하는 54개국 방문객에게 최대 144시간의 무비자 체류 혜택 제공을 발표했다. 5월에는 호텔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자국 여행객들의 수치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관광업 성장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플라이트 마스터에 따르면 올해 연휴 기간 동안 국제선 항공편 수는 2019년의 85.5% 수준인 약 1만3000편에 머물러 있으며, 이 중 76.6%가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유로모니터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의 아웃바운드 여행객 수가 올해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국은 2027년에야 회복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보다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유일한 주요 아시아 국가는 엔화 약세로 인해 해외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는 일본뿐이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리서치 컨설턴트인 프루던스 라이는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중국 여행객들은 비용에 매우 민감한 상태”라며 “올해 항공사들은 항공권 가격이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높으면 실제로 고속철도와 같은 대체 여행 수단을 선택한다고 보고 있다”며 내수 침체로 인해 그늘이 매우 짙다고 소개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