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끝까지…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아이온큐 "환호"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세계 50여개국이 본격적으로 관세 협상에 들어가면서 트럼프 상호관세 폭탄의 세율이 대폭안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베트남 그리고 유럽등이 미국 측에 수입 물량 확대와 관세율 대폭인하를 제시하면서 관세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협안을 내는 나라에 대해서는 그 조건에 맞게 미국도 상호관세 세율을 적극 낮춘다는 입장ㅇ치다.
9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나스닥 다우지수는 한국시간 8일 아침 마간한 거래에서 '극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 '끝 모를 추락'에 대한 공포를 엇갈려 표출하며 급등락을 반복하다 낙폭을 좁히며 혼조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호관세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폭락장을 겪은 시장은 이날 최저점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49.26포인트(0.91%) 내린 37.965.60을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1.83포인트(0.23%) 낮은 5,062.2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5.48포인트(0.10%) 반등한 15,587.79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맞불 관세'를 발표한 중국에 대해 50%의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하면서 압박하는 동시에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과는 즉시 관세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서 같은 세율(34%)의 대미 보복관세를 예고한 데 대해 "8일까지 중국이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그것은 9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요청한 미국과의 모든 대화는 취소될 것이라면서 "미국과의 회담을 요구한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에 '맞불관세'를 발표한 대표적 국가인 중국에 대해 강경하게 나감으로써 다른 나라들이 맞불관세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증시가 연일 폭락하며 관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벌이기보다는 당분간 중국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중을 보인 것일 수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과 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함에 따라 한국의 경우 8∼9일 미국을 찾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문 계기에 대미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대해 25%의 품목별 관세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5일부터 전세계 교역 상대국에 10%의 기본관세(보편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오는 9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60여개 국가에 대해서는 기본관세율(10%) 이상인 상호관세로 기본관세를 대체한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중국에 대해서는 34%, 일본에 대해서는 24%의 관세율이 각각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34% 상호관세에 맞서 중국이 똑같은 세율의 대미 보복관세(10일 발효 예정)를 발표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다시 50%의 추가 관세를 거론함에 따라 미중간 '관세 치킨게임' 양상은 더욱 격화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의 경우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원료 반입 문제와 관련해 이미 적용되고 있는 20%의 관세에 더해 34%의 상호관세와 50%의 추가 관세까지 부과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04%의 관세를 얻어맞는 것이 된다.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중국산 물품의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에 비해 두배 이상으로 인상된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 주가가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여파로 3.6% 하락 마감했다.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67% 내린 181.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이날 장중 약 7% 하락하며 174달러까지 떨어졌으나 간신히 180달러선을 지켰다.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3거래일 하락세"라고 보도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도 2.56% 내리긴 했지만, 다른 주요 대형 기술주들이 대부분 반등에 성공한 것과 비교된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3.53% 올랐고, 아마존과 메타플랫폼 주가도 각각 2.49%와 2.28% 올랐다. 플 주가가 하락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아이폰 등 주요 기기 생산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다른 대형 기술주보다 훨씬 더 험난한 시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로운 관세가 발효되면 애플이 가격을 인상하거나 관세 부담을 자체적으로 감수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이에 아이폰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을 미국으로 더 많이 가져올 예정이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4일 3.9% 밑으로 떨어졌지만, 이날 반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국제유가와 금값은 하락세를 지속했다.국제유가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와 산유국의 증산에 따른 공급 확대 전망이 맞물려 3거래일간 가파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2천971.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2% 하락, 온스당 3천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개장 초 60.13까지 올라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시장이 흔들렸던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8일 6.03% 오르며 급반등했다.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 종가 31,136에서 1,876포인트 오른 33,01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전 한때는 33,257까지 회복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불허' 조치에 대해 재검토를 명령한 데 따라 일본제철 주가도 6% 상승했다.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전날 25분가량 통화하며 관세 문제를 협의했으며 담당 장관을 정해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엔/달러 환율은 147.5엔대 안팎에서 등락했다.
코스피가 8일 소폭 반등에 성공하며 2,330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6.03포인트(0.26%) 오른 2,334.23으로 집계됐다.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005930](0.56%)는 장 초반 4%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으나 장중 상승분을 반납했다.엔비디아 등 AI반도체 관련주가 상승하면서 SK하이닉스[000660](2.85%)의 오름폭이 더 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8.72%)와 한화시스템(7.13%), 한화오션[042660](8.32%)를 비롯해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와 '함정 동맹'을 체결한 HD현대중공업[329180](6.90%) 등 조선·방산주가 일제히 오르는 모습이었다. NAVER[035420](-6.36%)가 커머스앱 실적 기여 시점이 하반기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에 급락하고 카카오[035720](-3.94%), 안랩[053800](-14.64%) 등 정치테마주에 엮인 종목도 크게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15포인트(1.10%) 오른 658.45로 장을 마쳤다. 알테오젠[196170](7.45%), 리가켐바이오[141080](5.81%), 펩트론[087010](4.28%), 에이비엘바이오[298380](15.25%) 등 제약주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에코프로비엠[247540](2.38%), 리노공업[058470](1.38%), 실리콘투[257720](2.27%) 등도 올랐다. 삼천당제약[000250](-6.61%),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2.63%) 등은 약세였다.
뉴욕증시는 한동안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미국산 상품 34% 보복관세 및 희토류 수출 제한 등에 다시 미국이 한 차례 더 보복할 경우 증시 불확실성은 한층 가중된다. 트럼프가 반도체와 의약품 섹터에도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등 강공으로 일관한다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한다. JP모건은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을 40%에서 60%로 올려 잡았다. RBC캐피털마켓은 S&P500 연말 목표치를 기존 6200에서 5550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이어 10일 공개될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은 시장 방향성의 추가 가늠자가 될 수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