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건안전청, 화재 및 폭발 위험에 "심각한 부상 또는 사망" 경고
반복된 지적에도 유지 보수 지연...안전 관리 시스템 도마에
반복된 지적에도 유지 보수 지연...안전 관리 시스템 도마에

1일(현지시각)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HSE는 점검 결과 "승무원이 심각한 부상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됐다"고 경고하며, 지난해 1월 이후 동일 설비에 대해 다섯 번째 개선 명령을 내렸다. 반복적으로 지적된 주요 문제는 △화재 및 폭발 위험 요소 미해결 △유지보수 적체(백로그) 지속 △안전관리 및 위험요소 통제 미흡 등이다. 이는 운영사인 다나 페트롤리엄이 안전 관리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사건의 주요 원인은 FPSO의 노후화와 유지보수 부족, 그리고 안전관리 시스템 미흡으로 꼽힌다. 트리톤 FPSO는 설비 노후화로 인해 구조적·기계적 결함이 누적되고, 주요 안전설비의 신뢰성이 저하된 상태다. 또한,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위험이 방치되고 적기에 개선되지 못했다. 위험평가, 예방조치, 비상대응 등 안전관리 체계 역시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HSE는 보건 및 안전 법규 위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개선 통지서를 발부할 법적 권한을 갖는다. 통지서를 받은 기업은 명시된 기한 내에 지적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운영 중단, 벌금 등 추가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다나 페트롤리엄 측은 이번 통지서 수령 사실을 인정하며 "필요한 모든 개선 사항이 요구되는 기간 내에 완료될 수 있도록 HSE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복된 개선명령에도 불구하고 다나 페트롤리엄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위험요소에 대한 단기적인 조치는 있었으나, 화재·폭발 위험의 근본적인 제거와 유지보수 체계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대변인은 "당사 자산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과 웰빙은 다나의 최우선 과제"라며 "강력한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라이톤 FPSO는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동쪽으로 약 193km 떨어진 북해 중부에 위치해 있으며, 다나 페트롤리엄이 파트너사인 테일윈드 에너지, 월도프 프로덕션, 이타카 에너지와의 합작 투자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이 설비는 하루 최대 13만 배럴의 석유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저장 용량은 65만 배럴에 달한다. 1999년 생산을 개시한 이후 2030년까지 운용될 예정이다.
◇ 북해 FPSO 노후화와 안전 문제
일련의 안전 경고는 이 노후화된 FPSO의 지속적인 운영 적합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최근 몇 년간 북해 지역의 노후 기반 시설은 안전 관리 및 환경 보호 측면에서 주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유지 보수 및 설비 개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북해 유전 지역은 1970~80년대에 설치된 노후 FPSO가 많아 구조적 부식 및 피로, 기계·전기 설비의 고장 빈도 증가, 안전설비 노후화, 유지보수 인력 및 예산 부족 등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적으로도 노후 FPSO의 체계적인 관리, 정기적인 안전 점검, 위험 요소의 신속한 개선이 강조되고 있다.
한편, HSE는 지난 2023년에도 2020년 발생한 가스 누출 사고로 작업자들을 위험에 빠뜨린 또 다른 북해 FPSO인 포이나벤의 안전 관리 부실과 관련해 BP 익스플로레이션 오퍼레이팅 컴퍼니를 기소했다. 당시 BP는 5만 파운드(약 949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 강화되는 규제와 근본적인 해결책 요구
이번 트라이톤 FPSO에 대한 최신 개선 통지서는 북해에서의 다나 페트롤리엄의 안전 기록에 대한 정밀 조사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나 페트롤리엄은 과거에도 다른 자산에서 발생한 안전 사고 및 유지 보수 문제로 인해 자주 비판을 받았다.
특히, 2021년 해양 석유 환경 및 해체 규제기관(OPRED)은 다나 페트롤리엄이 자사의 웨스턴 아일즈 부유식 생산 설비에서 낙하물 위험을 적절히 평가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HSE는 트라이톤 FPSO의 이번 안전 실패와 관련하여 다나 페트롤리엄에 대해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다섯 번째 명령은 특히 화재·폭발 위험에 집중되어,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심각한 법적·운영상 불이익이 예상된다. HSE는 트라이톤 FPSO에 대해 반복적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개선명령 미이행 시 운영 중단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적인 안전 경고는 규제 당국이 해당 설비의 상태와 운영사의 대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리톤 FPSO 사례는 북해 등 전 세계 노후 해양플랜트의 안전관리 미흡이 대형 인명·환경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운영사는 단기적인 조치가 아닌, 설비 교체·대수리, 안전관리 체계 혁신 등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국 등 선진국 규제당국은 노후 FPSO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개선명령 미이행 시 강력한 제재를 가할 전망이다.
한편, HSE의 공식 개선명령에는 "화재 및 폭발 위험이 발견되어 승무원이 심각한 부상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됐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트레이드윈즈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