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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상공인들, 中 제조업 탈피 '말은 쉽고 실행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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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상공인들, 中 제조업 탈피 '말은 쉽고 실행은 어려워'

관세에도 불구하고 통합 공급망·전문성에 의존
국내 생산비 210% 급증, 소기업엔 '그림의 떡'
미국 중소기업들은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중소기업들은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무거운 관세를 부과해 제조업 리쇼어링을 유도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미네소타 소재 아기용품 업체 비지베이비(Busy Baby)의 베스 베니케 CEO는 "우리 공장에는 고품질 기준을 충족시키는 훌륭한 사람들이 있다"며 "다른 곳에서 운영하기 전에 사업을 접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아기 제품을 국내에서 제조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교육용 장난감 회사 비아하트(Viahart)의 몰슨 하트 설립자는 수년간 생산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2016년 텍사스 사출성형업체는 브레인 플레이크 제품 가격을 210% 인상하는 견적을 제시했다. 작년에는 봉제 충전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했고 타이거하트 봉제인형을 생산할 저렴한 노동력을 찾을 수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중국 제품에 1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비아하트는 모든 수입을 중단했다. 재고는 10월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하트는 "관세는 도움이 되지 않거나 구매하려던 기계 가격을 145% 인상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미국 공장들은 소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대량 주문을 요구했다. 베니케는 "미국 제조업체들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고객에게 대량 생산을 요구해야 한다"며 "우리는 대량 생산하기에는 너무 작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인형을 판매하는 질리 빙(Jilly Bing)의 엘레노어 맥 설립자는 중국 둥관의 공장에서 프리미엄 비닐 인형을 생산한다. 68달러짜리 인형의 일관된 고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통합 공급망과 전문성을 위해 중국을 선택했다.

맥은 "이 인형을 만드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하며 고도로 전문화된 다양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며 "적절한 경험과 가격을 갖춘 프리미엄 인형 공장은 중국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중국 제조업체가 베트남 등으로 사업을 이전했지만, 맥은 중국에서 생산을 유지하고 있다. 베니케도 새로운 금형을 만드는 데만 몇 달이 걸리고 수천 달러가 든다며 생산 이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프린스턴대학의 카일 챈 박사후연구원은 "중국에서 오는 상품의 품질이 엄청나게 향상됐으며, 많은 미국 기업들이 이러한 전문성과 기술을 인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제조업 강국으로 부상해 전 세계 생산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완제품뿐만 아니라 필요한 부품까지 생산하는 포괄적인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챔은 "중국에서의 생산이 경쟁력 있는 것은 비용뿐만 아니라 유연성과 대응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미국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중국 기업들의 적응력과 유연성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은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5월 중순 양자 회담 중 관세를 30%로 인하했다가, 미국 국제무역재판소가 지난달 28일 전면 관세를 차단했지만, 항소법원이 29일 많은 관세를 복원하는 등 정책이 계속 바뀌고 있다.

지난 두 달간의 변동성으로 사업주들은 모든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 이들 다수는 생존을 위협하는 물가 상승에 시달리며 가격 인상에서 해고까지 어려운 결정에 직면해 있다.

중소기업은 미국 근로자의 거의 절반을 고용하며 경제 성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총수입 상품 가치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대부분 타이트한 이윤으로 운영되고 있다.

태평양 횡단 운송료도 수요 급증으로 40피트 컨테이너당 3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미국 의회 초당적 합동경제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시작 이후 근로자 10명 미만 기업의 고용이 3% 감소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