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재무부는 5월 기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한 517억4000만 달러(약 71조3700억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 15년간 가장 빠른 증가율이자 사상 처음으로 수출액이 500억 달러(약 68조9700억원)를 넘어선 것이다.
대만 수출은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로이터가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예측된 증가율 25%를 크게 웃돌았고 전달인 4월(29.9%)보다도 높았다.
재무부는 이같은 증가에 대해 "AI 수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객들이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주문 시기를 앞당긴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관세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대만 제품에 대해 32%의 수입세 부과를 예고했으나 90일간 유예 기간을 부여하며 협상 기회를 마련한 바 있다.
이같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수출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크게 증가했다. 5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4% 급증한 155억2000만 달러(약 21조4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전달의 증가율 29.5%를 크게 상회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수출은 16.6% 증가해 4월(22.3%)보다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다.
품목별로는 전자부품 수출이 전년 대비 28.4% 증가한 172억 달러(약 23조7300억원)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30.1% 늘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글로벌 IT기업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5월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391억3000만 달러(약 53조94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30.2%)보다는 낮은 수치다.
재무부는 "AI 등 신기술이 수출을 지속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미국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위험이 글로벌 경제 전망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6월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5~25% 범위로 제시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