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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역에 ‘폭염’ 경보…“체감온도 43도, 밤에도 식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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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역에 ‘폭염’ 경보…“체감온도 43도, 밤에도 식지 않는다”



지난해 6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한 남성이 폭염 속에서 우산을 쓴 채 체스를 두고 있다. 이날 미국 북동부 전역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6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한 남성이 폭염 속에서 우산을 쓴 채 체스를 두고 있다. 이날 미국 북동부 전역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사진=로이터


미국 전역에 걸쳐 강력한 열돔 현상이 형성되면서 동부와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이 예고됐다.

CNN은 미국 기상청을 인용해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까지 미 중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위험 수준의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이날부터 26일까지 수천만 명이 최고 등급인 4단계 폭염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온은 평년보다 최대 15도 이상 높게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평지 온도는 30도 후반에서 40도 초반 습도까지 고려한 체감온도는 43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동북부와 대서양 중부 지역은 다음주 초 폭염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시는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36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워싱턴DC는 이틀 연속 38도에 도달해 일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보다. 보스턴도 다음주 월요일 32도, 화요일 34도로 오르며 1990년대에 세운 일간 기록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미 기상청은 “이같은 장기 폭염은 드물고, 야간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냉방장치나 수분 섭취가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염은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기상이변으로 꼽힌다. 지난 2023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999년 이후 해마다 평균 800명 이상이 폭염 탓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기상청은 “특히 습도가 높고 밤기온이 내려가지 않으면 신체가 열을 배출하지 못해 응급실 내원자 수가 급증한다”고 밝혔다. 여름에 익숙한 지역조차 고온다습한 장기 폭염이 이어질 경우 심각한 보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폭염은 ‘천문학적 여름’의 시작과 겹쳐 기온 상승폭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에 따르면 올해 하지(북반구가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는 21일 오후 10시42분으로 이 시점은 연중 가장 높은 태양 고도와 긴 일조시간을 동반해 열에너지 흡수가 최대치에 이른다.

CNN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밤기온이 낮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이는 신체 회복을 방해하고 열사병,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기온이 밤에도 떨어지지 않으면 에어컨 없이 생활하는 고령자나 저소득층, 노숙인 등에게 생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폭염은 다음주 말부터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보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