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매출 2배·시총 1조달러” 목표…광고·이용자 정체가 최대 변수로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수익성과 성장률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스트리밍 전쟁의 승자’로서 위상을 굳혔지만 주가에 이미 반영된 높은 기대치 탓에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며 135억 달러(약 18조6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 예상 이익(14억 달러·약 1조9376억 원)의 약 10배 규모다. 2분기 실적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 “시가총액 1조달러 목표…하지만 넘을 산 많아”
넷플릭스는 내부적으로 오는 2030년까지 연간 매출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시가총액을 1조 달러(약 1381조 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약 5400억 달러(약 745조 원)로 최근 6개월간 주가가 약 50% 상승하며 디즈니의 2배를 넘어섰다.
광고 매출도 변수 중 하나다. 넷플릭스는 올해 광고 사업 매출을 2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광고 수익이 약 39억 달러(약 529조18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연간 매출(450억 달러·약 6259조5000억 원)의 9%에 불과한 수준이다.
◇ 이용자 정체·유튜브와의 경쟁도 부담
시장의 또 다른 우려는 이용자 체류 시간의 감소다. 구겐하임의 마이클 모리스 애널리스트는 “6월과 5월 넷플릭스 시청 시간은 각각 1.5%, 2.5%씩 감소했다”며 “현재 주가 상승률에 비해 이용자 지표는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더 이상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같은 전통 미디어 기업만을 경쟁상대로 삼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닐슨의 TV 시청률 통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해부터 넷플릭스보다 꾸준히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의 연간 광고 수익은 현재 370억 달러(50조860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씨티그룹의 제이슨 바지넷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가 유튜브처럼 일반 크리에이터가 직접 콘텐츠를 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트리밍 시장 포화 속에서 더 많은 시청 시간을 확보하려면 기존 포맷을 넘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WSJ는 “지금의 넷플릭스는 ‘정복할 세계가 고갈되고 있는’ 시점에 있다”며 “시가총액 5000억 달러(약 695조6000억 원) 기업에 걸맞은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필수”라고 진단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