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용선료 기반 첫 중장기 금융…수출 지원, 자본재 넘어 서비스로 확대
글로벌 큰손과 안정적 거래 길 터…국내 중견 해운사 경쟁력 '청신호'
글로벌 큰손과 안정적 거래 길 터…국내 중견 해운사 경쟁력 '청신호'

29일(현지시각) 트라피구라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수출신용기관(ECA)이 정기용선 계약에 바탕을 둬 중장기 금융을 제공하는 세계 첫 사례로, 선박·플랜트 같은 전통 자본재 중심의 수출 지원에서 벗어나 해운 서비스 자체를 수출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는다. 이번 협력으로 국내 중견 해운사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서비스 수출을 늘릴 중요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큰손' 화주 등에 업고…중견 해운사 협상력 제고
K-SURE가 제공하는 이번 금융은 트라피구라가 한국 해운사에서 선박을 빌려 쓰는 대가로 치르는 정기용선료 등의 비용을 충당하는 데 쓰인다. 세계 화물 운송 사업을 하는 트라피구라는 전 세계에서 선박을 용선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을 기회로 앞으로 몇 년간 한국 파트너사와 용선 활동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총 2억 달러(약 2764억 원) 규모, 5년 만기로 구성된 이번 금융 조달에는 크레디 아그리콜 기업투자은행이 주간 및 구조화 은행으로 참여했으며, 바클레이스 은행과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이 함께했다.
◇ "해운 서비스 수출 지원, 새 지평 열 것"
한국무역보험공사 장영진 사장은 "이번 지원은 국내 해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외의 우량 화주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우리 기업의 해운 서비스 수출 확대를 뒷받침하는 금융 해결책을 제공하겠다. 또한 국익 증진을 위해 서비스 등 새로운 분야의 금융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라피구라의 안드레아 올리비 세계 해운 부문 대표는 "K-SURE와의 이번 혁신적 금융 구조는 한국 내 전략 파트너십을 발전시키려는 우리의 장기적 의지를 보여준다"며 "이 지원을 통해 한국 해운사들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 더욱 탄력적이고 다각화된 해상 공급망 구축에 기여하게 됐다. 한국 수출 기업을 지원하고 K-SURE와의 협력을 강화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