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00만 명 긴급 대피, 하와이까지 '쓰나미 공포'
'불의 고리' 초강진에 태평양 연안 국가 총 비상…한반도 0.3m 미만 예상
'불의 고리' 초강진에 태평양 연안 국가 총 비상…한반도 0.3m 미만 예상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이 러시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에서 동남동쪽으로 126km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했으며, 진원 깊이는 19.3km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도 동일한 지진을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진은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1952년 규모 9.0 대지진 이후 73년 만에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으로 기록됐다. 1952년 캄차카반도 지진 당시에는 최대 18m의 해일이 동반돼 태평양 전역에 피해가 확산됐던 바 있다.
캄차카반도 해안에서는 지진 발생 직후 3~4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고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 주지사가 텔레그램을 통해 전했다. 솔로도프 주지사는 "오늘 지진은 우리에게 심각한 시험이며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했다"고 밝혔다.
◇ 일본 300만 명 대피령, 하와이·미국 서부까지 영향
일본 기상청은 30일 오전 9시 40분께 홋카이도와 혼슈 태평양 연안부에 쓰나미 경보를, 규슈와 시코쿠 태평양 연안부 및 홋카이도 북부 등에는 쓰나미 주의보를 각각 발령했다. 앞서 기상청은 오전 8시 37분께 홋카이도부터 규슈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으나 쓰나미가 애초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대상 지역 절반 이상에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기상청은 홋카이도 동부에 오전 10시께 최고 높이 3m의 쓰나미가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발표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지역 주민은 즉시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는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전 지역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으며, 약 300만 명의 주민이 대피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NHK는 오전 10시부터 쓰나미가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쓰나미! 피난! 도망쳐!"라는 자막을 반복 송출하며 대피를 독려했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하와이주 전체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호놀룰루 비상관리국은 일부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하며 "파괴적인 쓰나미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미국 알래스카에 위치한 국립쓰나미경보센터는 알래스카 알류샨 열도 일부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하와이를 포함한 서부 해안 일부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 CNN은 지진으로 알래스카 암치트카 해수면이 30cm 가량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태평양 연안 각국의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는 괌과 마셜제도, 팔라우, 미크로네시아연방 추크제도·코스라에섬 일부 해안에도 파상적으로 내려졌다.
캄차카반도는 지각 활동이 활발해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이 지역에서는 1737년에도 규모 9.0~9.3의 초거대지진이 발생해 최대 높이 60m의 쓰나미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한국 기상청은 "캄차카반도 강진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진 규모가 매우 큰 만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한반도 해안에 0.3m 미만의 쓰나미가 올 수 있다고 예측했으나, 한반도와 캄차카반도 간 거리가 있는 데다 두 지역 사이에 일본이 있어 지진해일이 오더라도 약하게 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