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니어에너지 등 주요 업체 타격 우려…2026년 공급과잉 전망과 맞물려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 가스프롬은 전날 몽골을 거쳐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관한 구속력 있는 협정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시베리아의 힘 2호선'으로 불리는 이 파이프라인은 연간 최대 500억㎥의 천연가스를 보낼 수 있는 규모다.
이미 가동 중인 1호선은 시베리아에서 중국으로 연간 약 380억㎥을 운송하고 있으며, 앞으로 440억㎥까지 늘릴 수 있는 상황이다. 두 파이프라인을 합치면 러시아는 중국에 연간 최대 94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전 세계 LNG 수출량 6000억㎥와 견줘 상당한 규모로, 미국을 비롯한 LNG 수출국들에게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LNG 관련 업체로는 셰니어 에너지, 벤처 글로벌, 뉴 포트리스 에너지, 넥스트디케이드, 엑손모빌, 베이커 휴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미국 최대 LNG 수출업체인 셰니어 에너지는 미국 LNG 수출의 절반을 처리하며 전체 천연가스 수출량의 70%를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LNG 수출국으로, 각 업체들은 앞으로 몇 년간 아시아로 더 많은 가스를 수출할 계획을 세워왔다. 하지만 러시아-중국 간 협정으로 미국 수출업체들이 중국으로 보내는 LNG 화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의 우려는 최근 글로벌 LNG 시장 전망과도 맞물려 있다. RBC캐피털마켓은 연간 생산할 수 있는 LNG 총량이 2029년까지 약 50% 증가하면서 2026년부터 공급과잉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에는 미국과 카타르가 글로벌 LNG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다만 미국 수출업체들에게는 여전히 다양한 시장이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 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된 유럽으로 수출을 크게 늘려왔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미국의 LNG 생산이 올해 20%, 내년에는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유럽 수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아시아가 앞으로 10년간 LNG 성장에서 가장 큰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러시아-중국 협정이 전 세계 LNG 시장의 경쟁 구도를 크게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