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빅테크 이익의 그늘…오픈AI, 막대한 적자 확대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빅테크 이익의 그늘…오픈AI, 막대한 적자 확대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로고. 사진=로이터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의 이면에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떠안는 대규모 적자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생성형 AI 업체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이 고성능 칩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대규모로 임대하며 재무 부담이 극도로 커지고 있으며 이 비용이 빅테크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 3개월 손실만 120억 달러…세계 최대 수준의 실제 현금 유출


WSJ는 MS가 진행한 3분기 오픈AI 지분 평가를 토대로 하면 오픈AI가 이 기간 120억 달러(약 17조592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3분기 기준 세계 기업 중 가장 큰 적자 규모로 같은 기간 위성통신사 에코스타의 165억 달러(약 24조1890억 원) 손상차손과 비교해도 이례적 수준이다. 에코스타의 손실은 비현금 회계 처리였지만 오픈AI의 손실은 대부분 실제 현금 지출일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오픈AI는 이미 MS 클라우드에 2500억 달러(약 366조5000억 원), 오라클에 3000억 달러(약 439조8000억 원), 코어위브에 220억 달러(약 32조2520억 원), 아마존에 380억 달러(약 55조7080억 원)의 장기 지출 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 수익보다 빠르게 치솟는 비용…“2030년 돼야 겨우 흑자”


오픈AI는 올해 매출이 130억 달러(약 190조58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300억 달러(약 439조8000억 원), 2027년에는 그 두 배 수준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비용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탓에 회사는 2027년 손실을 400억 달러(약 586조4000억 원) 이상으로 전망했다.

오픈AI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29년까지 컴퓨팅 비용이 꾸준히 상승하며 지출 증가세가 꺾이는 시점은 2029년 이후다. 이 회사는 2030년이 돼야 최초로 순이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WSJ는 기업 구조가 아직 유동적이고 제품 완성도, 고객 확보, 가격 책정 등 주요 요소가 모두 불확실한 상황에서 장기 전망을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 AI 붐이 만든 ‘쏠림 구조’…스타트업 손실이 빅테크 이익으로


WSJ는 생성형 AI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동안 칩·클라우드·데이터센터 분야를 장악한 빅테크가 구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챙기는 반면 스타트업은 자금 소모의 블랙홀처럼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투자자들이 AI 사업성에 지나치게 열광하는 상황에서 오픈AI가 매출 확대에 실패하거나 경기 둔화로 투자 환경이 악화되면 매출이라는 허상보다 손실과 현금흐름의 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오픈AI·앤트로픽 같은 기업의 막대한 현금 유출이 빅테크 이익을 떠받치는 구조가 점점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