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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꺼졌다, 병원도 멈췄다”... 쿠바, 건국 이래 최악의 ‘항복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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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꺼졌다, 병원도 멈췄다”... 쿠바, 건국 이래 최악의 ‘항복 선언’

베네수엘라 원유 끊긴 지 3개월, 수술실까지 덮친 암흑 속 비명
트럼프 “쿠바의 종말이 왔다” 압박... 결국 백악관에 먼저 걸려온 전화
지난달 17일(현지시각)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행인들이 혁명가 체 게바라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7일(현지시각)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행인들이 혁명가 체 게바라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에너지 고갈로 국가 기능이 마비된 쿠바가 결국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 미구엘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미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식 인정하며, 국가적 재앙으로 치닫고 있는 연료 부족과 전력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한때 굳건했던 동맹국 베네수엘라로부터의 원유 공급이 끊긴 지 3개월, 쿠바는 건국 이래 최대의 존립 위기에 직면했다.

미 글로벌 뉴스 채널 CNN이 3월 1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쿠바는 현재 연료 수입이 완전히 중단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와 의료 시스템 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주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차단된 이후 3개월간 에너지 공급이 끊기자, 주요 병원에서는 긴급 수술조차 중단되는 비극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쿠바 대통령은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의 대화가 유일한 출구임을 시사했다.

정전과 수술 중단... 암흑에 갇힌 쿠바의 일상


쿠바 전역은 현재 빛을 잃었다. 연료 부족으로 발전기 가동이 중단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상이 되었고, 이는 곧 시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가장 심각한 곳은 의료 현장이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예정된 수술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필수 의약품 보관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쿠바의 자랑이던 의료 시스템이 에너지 부족이라는 벽 앞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다.

트럼프의 냉혹한 진단 “쿠바는 곧 붕괴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쿠바의 이번 위기를 체제 붕괴의 전조로 보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쿠바가 곧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며 쿠바 정부를 강하게 몰아붙이는 한편, 협상의 주도권을 완전히 틀어쥐려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 정책은 쿠바의 에너지난과 맞물려 쿠바 지도부를 사상 초유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물밑에서 오가는 비공식 접촉과 관계 변화의 서막


비난의 화살이 오가는 겉모습과 달리, 양국 사이에서는 위기 해결을 위한 비공식 접촉이 긴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미국과의 협상을 언급한 것은 이러한 물밑 대화가 상당 부분 진척되었음을 암시한다. 적대 관계의 상징이었던 두 나라가 에너지 위기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어떤 합의점을 찾아낼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에너지 위기가 불러온 쿠바의 실용적 외교 전환


쿠바의 이번 협상 시도는 이념적 고수보다는 실리를 택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라는 든든한 에너지 보급처를 잃은 상황에서, 쿠바는 더 이상 미국과의 대치를 지속할 여력이 없음을 자인한 셈이다. 이번 협상의 결과는 단순히 연료 공급 재개를 넘어, 수십 년간 이어온 미·쿠바 관계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