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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8달러 시대 오나, 4월 오일쇼크 ‘공급 절벽’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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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8달러 시대 오나, 4월 오일쇼크 ‘공급 절벽’ 비상

호르무즈 봉쇄 여파 4월 중순 상륙…물류 시차 따른 ‘확정된 위기’ 가시화
중동 중질유 의존도 높은 경유 가격 직격탄…국내 물류비 전량 전이 우려
70년대 석유파동 재연 조짐 속 ‘에너지 자립’ 산업 구조 전환 가속화
미국 메릴랜드주 하이어츠빌의 한 주유소 앞에 경유(디젤) 가격이 갤런당 5.499달러로 표기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메릴랜드주 하이어츠빌의 한 주유소 앞에 경유(디젤) 가격이 갤런당 5.499달러로 표기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의 군사적 충돌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피할 수 없는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에너지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CleanTechnica)의 보도에 따르면, 해상 운송의 물리적 시차로 발생한 물류 공백이 오는 4월 중순을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 상륙하며 유가 폭등을 촉발할 전망이다.

특히 경유(디젤) 가격이 8달러(약 1만 1900원)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 경제에도 심각한 하방 압력이 예상된다.

‘40일의 물류 시차’가 만든 4월 공급 절벽의 실체


이번 에너지 위기의 핵심은 ‘수학적으로 계산된 공급 절벽’에 있다. 지난 2일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이후, 중동에서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유조선의 운항 경로가 완전히 차단됐다.

통상 중동발 원유가 대서양을 건너 하역되기까지 30~40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봉쇄 직전 출발한 마지막 물량이 소진되는 4월 중순부터는 바닷길 위에 원유가 전혀 없는 ‘제로(0)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에너지 전문가 제니퍼 센시바(Jennifer Sensiba)는 보도를 통해 “오늘 당장 평화 협정이 체결되어도 텅 빈 공급망을 다시 채우는 데는 수개월이 걸린다”며 “해상 운송의 물리적 한계는 외교적 해법으로 즉각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제 보험사들이 해당 지역 선박 보험 인수를 거부하고 있어, 물류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출 전선 ‘혈전’ 현상…국내 물류·제조업 원가 폭등 비상


이러한 공급망 공백은 국내 산업계에 즉각적인 ‘혈전(血栓) 현상’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화물 운송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대형 트럭과 철도, 연안 해운의 주연료가 디젤인 만큼, 운송비 급등은 제품 가격 인상을 넘어 물류망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은 제조 원가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라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정부 당국과 업계에서는 4월 중순 이후 유가보조금 긴급 편성 및 비축유 방출 시점 조율 등 비상 수급 계획(Contingency Plan)을 점검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유류세 탄력세율 적용 등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며, 장기적으로는 비중동 지역으로의 원유 도입선 다변화를 통해 외부 변동성 노출도를 15% 이상 낮추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디젤 8달러 돌파 경고…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재현


더 큰 문제는 휘발유보다 산업의 모태가 되는 디젤 시장의 타격이 극심하다는 점이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은 경질유 생산국이지만, 산업용과 물류용으로 쓰이는 디젤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수입하는 중질유가 필수적이다.

현재 5.20달러 수준인 디젤 가격이 8달러까지 급등할 경우, 이를 연료로 사용하는 화물차와 선박의 운임 상승은 불가피하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 정유사들 역시 도입선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으나, 단기적인 가격 폭등에 따른 정제마진 변동성과 국내 물류비 상승 압박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4월 중순 이후 산업계 전반의 생산 원가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를 재소환하는 대목이다.

에너지 안보 패러다임 전환…‘자립형 인프라’가 생존 열쇠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위기를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란이 담수화 시설과 에너지 그리드 타격까지 예고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20%가량이 장기적으로 증발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위기가 오히려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앞당길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유가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전기차(EV)와 가정용 태양광 발전 설비 등 ‘에너지 자립형’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화석 연료 기반의 공급망은 분쟁에 너무나 취약하다”며 “개인과 기업 모두 에너지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 생존의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가올 4월의 오일쇼크는 우리 경제에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안보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