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룰' 창시자 벵겐의 경고…은퇴 자산, '성장'에서 '방어'로 전면 수정해야
이란 전쟁·재정 적자…스태그플레이션 공포, 금과 물가연동국채(TIPS)가 답이다
이란 전쟁·재정 적자…스태그플레이션 공포, 금과 물가연동국채(TIPS)가 답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19일(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증시 폭락보다 은퇴 자산을 더 처참하게 파괴한 주범은 시장의 붕괴가 아닌 '인플레이션'이었다. 당신의 은퇴 계좌는 지금 1968년의 늪에 빠져 있을지도 모른다. 은퇴 포트폴리오를 갉아먹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된 지금, 벵겐은 은퇴 전략의 대전환을 주문한다.
1968년 은퇴자의 비극, 인플레이션의 역습
벵겐은 10만 달러(약 1억 4700만 원) 규모의 포트폴리오(주식 65%, 채권 30%, 현금 5%) 모델을 통해 1929년과 1968년 은퇴자를 비교했다. 1929년 대공황 당시 은퇴한 이는 30년 후 자산 가치가 오히려 5% 늘어났다. 극심한 디플레이션 속에서 실질 자산 가치가 방어된 덕분이다.
반면 1968년 은퇴자는 1970년대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13.5%에 달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속에서 인출액은 급증했고, 벵겐은 "한번 올린 인출액을 다시 줄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1968년 은퇴자의 자산은 24년 만에 80%가 증발했고, 30년째 되는 해에 바닥을 드러냈다. 증시가 반등한 1980~90년대를 맞이할 때 남은 자본이 없었던 셈이다.
이란 전쟁과 재정 적자…오늘의 은퇴 환경은 1968년 닮았다
현재 경제 상황은 1968년의 '악몽'과 궤를 같이한다. 벵겐은 이란 전쟁발 에너지 가격 급등과 막대한 재정 적자가 스태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2000년 은퇴 포트폴리오 역시 1929년 사례보다 뒤처지는 성적표를 보인다. 2000년 7월 시작된 포트폴리오는 현재 6만 9000달러(약 1억 원) 수준이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2%)를 지속적으로 웃도는 상황이 은퇴 자산의 실질 구매력을 잠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은퇴자가 지금 당장 살펴야 할 3가지 지표
벵겐은 자신의 포트폴리오 주식 비중을 기존 65%에서 35%로 대폭 낮췄다. 대신 금 6%, 물가연동국채(TIPS) 10%를 채워 넣었다. 주식 평가액이 역대 최고 수준인 만큼 향후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다, 실물 자산으로 물가 파고를 넘겠다는 포석이다. 이는 시장 수익률 추구보다 자산의 실질 가치 보존을 최우선하는 고물가 시대를 겨냥한 치밀한 대비책이다.
고물가 파고를 넘기 위해 은퇴 투자자는 다음 세 가지를 점검해야 한다.
첫째, 주식 비중의 적정성이다. 증시가 고평가된 구간에서는 수익률보다 인플레이션 헤지 능력이 중요하다. 인플레이션은 은퇴 자산의 실질 구매력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보이지 않는 파괴자’다. 주식과 채권이 부진할 때, 금과 물가연동국채(TIPS)는 물가 상승분만큼 자산 가치를 보전해주는 강력한 방파제가 된다.
둘째, 에너지 가격 흐름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 경제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되는지 매주 확인해야 한다. 에너지 가격은 모든 물가 상승의 기폭제이기 때문이다.
셋째, 인출 계획의 유연성이다. 물가 상승기에는 은퇴 초기 인출률을 낮게 유지해야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
은퇴 자산 관리는 단기 수익률 싸움이 아니다. 폭락장보다 무서운 것은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의 점진적 파멸'이다. 시장이 환호할 때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적을 먼저 대비하는 것, 그것이 30년 은퇴 여정을 완주하는 유일한 길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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