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發 에너지 대격변' 골드만삭스, 2045년까지 46GW 도입 전망… 우라늄 수요 17% 상향
미국·카나다 원전 수명 80년 연장 연쇄 승인… 23억 파운드 공급 부족에 공급망 재편 가속
미국·카나다 원전 수명 80년 연장 연쇄 승인… 23억 파운드 공급 부족에 공급망 재편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금융 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골드만삭스가 소형모듈원전(SMR)을 반영한 새 에너지 분석 모델을 전격 가동하면서 원자력 발전 시장과 핵심 원자재 공급망이 요동치고 있다. 차세대 원전의 상용화 속도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핵심 연료인 우라늄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과 카나다를 중심으로 원전 수명 연장과 천문학적 자본 유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 원전 기업들도 공급망 진입을 위한 전략적 분수령을 맞이했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가 지난 15일(현지시각) 보도한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원자로 추적 보고서(Nuclear Nuggets: Global Reactor Tracker)’에 따르면, 이번에 개편된 수급 모델에는 오는 204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46기가와트(GW) 규모의 SMR 도입 전망이 새로 추가됐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2045년 글로벌 원자력 발전량 예측치를 기존보다 6% 상향 조정했다. 발전량 증가에 필수적인 우라늄 장기 수요 역시 기존 장기 전망치(약 3억6500만 파운드) 대비 17% 급증한 6200만 파운드(약 2812만 킬로그램)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월가 IB 가 경고한 '23억 파운드' 공급 절벽… 벼랑 끝 전력회사들 장기 계약 서두른다
원자재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우라늄 현물 가격은 스프로트 실물 우라늄 신탁(Sprott Physical Uranium Trust)의 강력한 매수세에 힘입어 파운드당 80달러대 중후반에서 탄탄한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다. 이 신탁은 시장 내에서 사실상 '스윙 바이어(대량 매도·매수자)' 역할을 하며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미래 전력 생산 차질을 우려한 글로벌 전력회사들이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장기 계약 가격은 파운드당 90달러(약 13만 5000원) 선을 돌파하기 직전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지난 2020년 초반 30~40달러 안팎에 머물던 가격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수급 불균형 경고일 뿐, 당장 발전소가 멈춰 서는 물리적 블랙아웃 수준의 단기 품귀 사태는 아니다"라며 과도한 시장 공포를 경계했다.
북미 전역서 80년 원전 가동 연쇄 승인… 민간 자본 밀려들며 공급망 전면 재편
이 같은 우라늄 수요 폭증의 배경에는 미국과 카나다 정부의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원전 수명 연장 조치가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로빈슨 원전 2호기(759메가와트 규모)의 가동 수명을 80년으로 연장하는 후속 면허 갱신 심사를 연방 정부 사상 최단 기간에 마쳤다. 플로리다 전력공사(FPL)의 세인트 루시 원전 1·2호기 역시 노후 관리 심사를 무난히 통과해 각각 2056년과 2063년까지 총 80년간 가동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확보했다.
캐나다 역시 움직임이 분주하다. 대형 원전 운영사인 브루스 파워는 서스캐처원 전력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대형 원전 개발 경험과 장기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공식화했다. 서스캐처원주가 독자적으로 추진 중인 SMR 프로그램과 연계해 연방 정부 차원의 친환경 에너지 전략을 동기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에 발맞춰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더 뉴클리어 컴퍼니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사우스캐처원주의 대형 원전 건설 재개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실사에 착수하는 등 민간 자본의 유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미국·영국·캐나다가 연대하는 공급망 협력 논의가 구체화하면서 원전 동맹 구조는 한층 단단해지는 모양새다.
국내 원전 밸류체인 긴급 점검… 투자자가 당장 확인해야 할 '3가지 숫자'
글로벌 원자력 시장의 인프라 확장과 장기적 우라늄 부족 전망은 한국 원전 산업에도 막대한 착안점을 제공한다. 전력 대란의 해결사로 떠오른 SMR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원전 핵심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심의 SMR 동맹과 기자재 공급망 협력이 공고해지는 지금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수주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투자자와 기업들이 향후 시장 대응을 위해 반드시 모니터링해야 할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전 세계 전력회사들의 우라늄 장기 계약 가격이 마의 고지인 파운드당 100달러(약 15만 원)를 돌파하는지 여부다. 이는 연료 및 연료주기 관련 기업들의 마진 구조와 재고 자산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둘째, 미국 NRC가 예고한 SMR 인허가 절차 간소화 입법의 최종 통과 시점이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주요 설계·기자재 기업들의 수주 사이클이 대폭 앞당겨질 수 있다.
셋째, 한국형 SMR(i-SMR)의 북미 실증 사업 진입 및 기자재 수주 공시 건수다. 가시적인 프로젝트 레퍼런스 구축은 국내 원전 기업들의 글로벌 수출 판로를 넓히고 기업 가치(밸류에이션) 레벨을 완전히 다르게 바꾸는 결정적 촉매가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