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마틴 '전투 OS' 시대 개막…하드웨어 납품서 '구독형 업데이트'로 전환
한화·LIG D&A '수출 불가' 리스크 분수령…투자자가 당장 확인해야 할 시계열 지표
한화·LIG D&A '수출 불가' 리스크 분수령…투자자가 당장 확인해야 할 시계열 지표
이미지 확대보기프로젝트형 매출에서 '구독형 매출'로…패러다임의 전환
이번 기술 혁신의 본질은 함정 전투체계의 근본적인 수익 구조 변화에 있다. 기존 전투관리시스템(CMS)은 함정별 맞춤형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묶어 일괄 납품하는 '프로젝트형(일회성 매출)' 방식이었다. 반면 통합전투시스템(ICS)은 표준 플랫폼 위에 필요한 전투 기능 앱을 가볍게 추가하는 '구독형(반복 매출)' 방식이다.
록히드마틴이 납품한 '이지스(Aegis) BL9.C3.0' 패키지는 가상화 인프라인 '전술 플랫폼 서비스(Tactical PaaS)'를 핵심으로 한다. 하드웨어 사양이 달라도 표적 탐지나 유도탄 발사 제어 소프트웨어를 앱처럼 즉시 이식할 수 있다. 이지스는 이제 무기가 아니라 플랫폼이며, 플랫폼 위에서 반복적으로 과금되는 구조가 열렸다는 의미다.
성능개량 주기 '10년에서 6개월'로…돈의 흐름이 바뀐다
통합전투시스템 도입 이후에는 연 2회 소프트웨어 릴리즈를 통해 무장과 센서가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수천억 단위의 개량 사업이 연 2회 업데이트 단위로 쪼개진 시장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글로벌 방산 기업 입장에서는 한 번 배를 만들어 납품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년마다 발생하는 인증 및 패치 업데이트를 통해 마진이 높은 '반복 매출 구조'를 확보하게 된다.
100% 독자 노선 KDDX, 사업 구조 안 흔들리나 설계 방향에는 '압박 요인'
이번 미국측 소식은 7조 80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구조를 직접 뒤흔들 변수는 아니다. KDDX는 기존 이지스함과 달리 미국 시스템을 쓰지 않고,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하에 한화시스템(전투체계)과 LIG D&A(레이더) 등 국내 기술로 100% 독자 개발하는 최초의 국산 구축함이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형 CMS는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성능 개량 역량을 축적해 가고 있다.
다만 설계 방향에는 분명한 압박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글로벌 방산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미 해군의 '소프트웨어 정의 함정(SDV)' 구조를 적극 벤치마킹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KDDX는 설계 단계부터 개방형 아키텍처를 반영해 기술 진부화를 막도록 설계됐다.
록히드마틴의 사례는 국산 전투체계 역시 컨테이너 기반 가상화 구조로 고도화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한다. 이 구조를 확보해야만 향후 유무인 복합체계(MUM-T)나 신형 미사일을 통합할 때 중장기적인 성능개량 비용을 줄이고 수출 경쟁력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국내 방산 업계가 마주한 리스크는 단기와 중장기로 명확히 분리된다. 단기 리스크는 '설계 변경에 따른 일정 지연과 개발비 증가'다. 국산화율이 높은 기존 하드웨어 중심 설계를 가상화 구조로 전면 재설계할 경우 전력화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 반면 중장기 리스크는 '개방형 미도입 시 수출 경쟁력 상실 및 업그레이드 비용 폭증'이다. 글로벌 표준과 동떨어진 함정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역량이 가르는 방산 업계 승자의 조건
이 같은 구조 변화 속에서 국내 방산 업계의 중장기적 승자와 패자 윤곽도 뚜렷해진다.
가상화 인프라를 다루는 미들웨어 기술력, 대규모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그리고 이기종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체계통합(SI) 경험이 풍부한 기업이 시장을 주도한다. 이들은 향후 20~30년 성능개량 매출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여전히 전통적인 하드웨어 제조 비중이 높고 1회성 프로젝트형 매출 구조에만 의존하는 기업은 업데이트 중심의 국방 생태계에서 소외될 확률이 높다.
투자자가 시계열별로 확인해야 할 3대 지표와 타이밍
국내 방산주 투자자들은 기업의 기술 준비도와 정책 이벤트를 시계열별로 쪼개어 접근해야 실전 투자 승률을 높일 수 있다.
첫째,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용 비율을 살펴봐야 한다. 가상화 소프트웨어 인력 확보와 구조 설계 투자가 장부에 선제적으로 반영되고 있는지 매 분기 보고서 발표 시점마다 추적해야 한다.
둘째, 방위사업청의 소프트웨어 성과기반군수지원(PBL) 계약 공고도 중요하다. 정부가 하드웨어 정비 중심의 계약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가치를 인정하는 구독형 계약 제도를 실제 도입·개정하는 타이밍을 포착해야 한다.
셋째, 민간 클라우드·빅테크 기업과의 기술 협력 공시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방산 기업이 고도의 가상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민간 클라우드 전문사나 테크 기업과 맺는 단기 제휴 소식은 주가의 즉각적인 촉매제로 작용하므로 주목해야 한다.
방산 기업의 가치는 이제 철강 톤수가 아니라, 업데이트 주기와 소프트웨어 반복매출로 평가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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