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망 벽에 막힌 외자… JV 금융사만 생존
개인 투자자, 글로벌 펀드 내 '국가별 비중 변화' 파악할 3대 프레임 주시해야
개인 투자자, 글로벌 펀드 내 '국가별 비중 변화' 파악할 3대 프레임 주시해야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지난 5년간 중국 뮤추얼 펀드 시장에서 확보한 점유율이 단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각) 중국 정부가 지난 2020년 외국 금융기관의 독자 사업 규제를 완화한 이후 진입한 글로벌 운용사들이 유치한 자금은 50억 달러(약 7조 5400억 원)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36조 5000억 위안(약 8143조 원)에 달하는 중국 전체 뮤추얼 펀드 시장과 비교하면 사실상 진입에 실패한 수준이다. 운용자산 규모 역시 손익분기점에도 크게 못 미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말 미·중 무역 협정 직후 문이 열렸으나 치열한 현지 경쟁과 자산 시장 침체 탓에 외국계 자본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았다. 영국계 대형 자산운용사 슈로더가 3년 만에 중국 본토 뮤추얼 펀드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글로벌 자금의 '차이나 런' 확산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현지 유통망 열세·부동산 침체·지정학 리스크… '3대 악재'에 막힌 외자
외국계 운용사들은 독자 법인 설립 이후 현지 유통망 확보와 판매망 개척에 완전히 실패하며 심각한 수탁고 가뭄에 시달렸다. 쓰리 라이온스 AWM 어드바이저리의 코널 맥마흔 수석 컨설턴트는 "외국 기업들이 유통망부터 브랜드 인지도에 이르기까지 현지 시장의 높은 벽에 부딪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을 붙였다. 앤드류 코마로프 뉴버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새로운 주식 투자 전략을 확장하는 데 매우 불리한 환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으로 투자상품 수요 자체가 위축된 데다, 미·중 갈등 심화로 마케팅과 브랜딩 활동마저 크게 제약받았다는 분석이다. 블랙록, 피델리티, 뉴버거 등 6개 사는 총 8억 달러(약 1조 2070억 원)를 투입했으나, 1위인 뉴버거(140억 위안, 약 3조 1230억 원)마저 현지 업계가 추산하는 손익분기점인 250억 위안(약 5조 5780억 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과거 15%의 전성기는 통계적 착시… ‘순수 외자’ 경쟁력은 늘 1% 벽에 막혔다
당시 중국 은행의 영업력과 현지 판매 네트워크에 의존해 올린 성과를 외자의 독자적 경쟁력으로 합산했던 셈이다. 결국 중국 현지 파트너의 도움을 완전히 배제하고 100% 지분의 독자 법인 형태로 맨땅에 헤딩하듯 진입한 최근 5년간의 순수 외자 자생력은 역사상 단 한 번도 1~2%의 벽을 넘지 못한 채 0.1%라는 냉혹한 성적표로 이어졌다.
100% 지분 법인의 무덤… 중국선 ‘완전 개방’보다 ‘현지 결합’이 성패 갈랐다
이번 사태는 중국 자산운용 시장에서 지분 100%의 '단독 진출'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반면 현지 파트너사와의 '현지 결합'을 택한 합작 투자(JV) 금융사들은 상대적으로 견고한 생존과 확장을 이어가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중국 시장에서는 완전한 독자 노선보다 현지 파트너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략이 성패를 가른 셈이다.
실제로 슈로더는 단독 법인 철수를 선언하면서도 기존에 운영하던 합작 투자 형태를 통해서는 중국 시장에 계속 잔류하겠다는 견해를 명확히 했다. 블랙록 역시 단독 법인의 운용자산은 110억 위안(약 2조 4540억 원)에 그치지만, 중국건설은행과 손잡은 합작 자산운용사를 통해서는 약 420억 위안(약 9조 3710억 원)을 안정적으로 굴리고 있다. 오랜 협력 끝에 합작 파트너의 지분을 완전히 인수한 JP모건, 매뉴라이프, 모건스탠리 등의 운용자산은 약 3730억 위안(약 83조 2050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1.0%를 차지해, 신규 단독 진입 외국계(0.1%)를 10배 격차로 압도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시사점… 자금 재배치를 읽는 ‘3대 해석 프레임’
중국 시장에서 이탈하는 외국계 자본의 움직임은 국내 증시 수급의 재배치 흐름을 가늠할 주요 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포트폴리오를 축소한 글로벌 운용사들이 아시아 시장 내 자금 재배분 과정에서 한국 증시로 유입되는 단기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글로벌 자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활용해야 할 3대 해석 프레임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비중 확대 프레임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아시아 펀드 내 한국 주식 비중을 높이는지 확인해야 하며, 이는 국내 대형주 중심의 외국인 순매수 가능성을 높이는 직접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대만 시장과의 동반 상승 프레임이다. 한국과 대만 증시로 자금이 동시에 유입되는지 관찰해야 하며, 글로벌 자본이 아시아 전역의 반도체 고성장 사이클을 확신하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셋째, 일본 비중 확대 프레임이다. 글로벌 펀드가 한국 대신 일본 증시의 비중을 급격히 늘린다면, 이는 위험 자산을 기피하고 엔화 등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는 경계 신호로 봐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