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화웨이·선그로우 공공 보조금 차단… 신규 태양광 14GW·20% 직격
유럽 인버터 시장 70% 중국산… 대체 공급 공백에 설치비 최대 40% 뛸 판
EU, 한국·미국·일본산 대체재 공식 거론… 전력기기 수주 경쟁 불붙는다
유럽 인버터 시장 70% 중국산… 대체 공급 공백에 설치비 최대 40% 뛸 판
EU, 한국·미국·일본산 대체재 공식 거론… 전력기기 수주 경쟁 불붙는다
이미지 확대보기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이 조치로 연간 신규 태양광 설치 용량의 20% 이상, 최소 14기가와트(GW) 규모의 사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인터넷으로 전력망 차단 가능"… EU의 서늘한 경고
인버터는 태양광 패널이 생산한 직류를 전력망에 공급 가능한 교류로 바꾸는 핵심 장치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 EU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유럽태양광제조위원회(ESMC) 크리스토프 포드바일스 의장은 "모든 인버터 제조사는 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위해 인터넷으로 자사 장비에 접근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라며 "유럽 에너지 시스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 대변인도 이번 조치 시행 당시 "회원국 전력망을 원격으로 차단하면 국가 전체가 정전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미국 연구자들이 중국산 인버터에서 백도어 통신을 허용하는 미확인 부품을 발견했다는 사실도 EU의 결정을 앞당겼다.
현재 유럽 시장에서 화웨이(Huawei)와 선그로우(Sungrow) 등 중국 업체는 인버터 공급의 약 70%를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가 집계한 글로벌 인버터 시장에서도 두 기업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치는 신규·진행 중인 사업에만 적용되지만, 유럽 전력망에 이미 가동 중인 중국산 인버터는 200GW를 웃돌아 이번 조치만으로는 안보 위협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유럽 설치량 급감 경고… 유럽산 공급 확대 가능성 '엇갈린 시각'
업계 안팎에서는 비용 상승과 공급 공백 우려가 가장 먼저 터져 나온다.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에서는 가정용 태양광 설치의 70%가 EU 보조금을 받고 있다. 헝가리에서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올해 700메가와트(MW) 규모 태양광·배터리 복합 사업에 7000만 유로(약 1237억 원)를 지원했다. 전체 EU 금융 약정이 걸린 대형 유틸리티 사업 규모도 9GW에 이른다.
유럽산 인버터 가격은 중국산보다 20~40% 높아 시스템 전체 비용을 약 2% 끌어올린다. 체코태양광협회 얀 크르츠마르 사무국장은 "앞으로 2~3년 안에 설치량이 3분의 2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론도 제기된다. ESMC는 주거용·소규모 상업 사업 기준 서방산 인버터 교체 비용이 전체 사업비의 1.7~4.3% 추가에 그친다는 우드맥킨지 분석을 인용하며 비용 우려가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독일 SMA솔라는 카셀 인근에 대규모 신공장을 올 9월 완공할 예정이라며 수요 증가 대응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프로니우스(Fronius)의 엘리자베트 엥겔브레히트스뮐러-슈트라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서방 제조사들이 1년 내 유럽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추가 인력 투자를 위해서는 EU 차원의 더 강한 규제가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로라에너지리서치(Aurora Energy Research)의 에반겔로스 가지스는 "중국 기술 없이는 단기·중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다른 시각을 내놓았다.
폴란드 에너지부 보이치에흐 브로흐나 차관은 "위협이 확인될 경우 전면 금지가 답이 될 수 있다"고 밝혔고, 리투아니아는 이미 중국 공급업체의 원격 접속을 차단했다.
EU는 사이버보안법(Cybersecurity Act) 개정을 통해 '고위험 공급업체'를 유럽 시장 전체에서 배제하는 법적 근거 마련도 추진 중이다.
LS일렉트릭·효성중공업 수혜 기대… "공급 역량·인증이 관건"
유럽 재생에너지 공급망 재편이 국내 전력기기 업계에 새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EU 당국자는 이번 조치 시행과 함께 "중국산 인버터 대체재로 유럽에서 생산한 제품과 함께 한국·일본·미국·스위스 등 EU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의 업체 제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공식 거론했다.
국내에서는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267260), 효성중공업(298040) 등 전력기기 3사가 잠재 수혜 대상으로 꼽힌다. 이 세 기업과 일진전기를 포함한 국내 전력기기 4사의 수주 잔액은 33조 원을 웃돌며, 이미 북미와 유럽 전력망 투자 확대에 올라타 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유럽 전력사에 초고압 변압기를 첫 수출하며 유럽 시장 교두보를 마련했고, 효성중공업은 북유럽에 이어 남유럽까지 수주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태양광 인버터 수혜가 곧바로 현실화될지는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내 3사의 주력 수출품목은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등 송·변전 기기이며, 태양광 인버터 분야는 유럽 시장 내 브랜드 인지도와 현지 기술 인증 확보가 선결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기업의 수혜가 곧바로 현실화될지는 불확실하다"며 EU 당국자들도 이번 계획이 아직 초기 단계임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유럽 인버터 공급망 재편이 국내 기업에 실질적인 수주로 이어지려면 인버터 전용 생산 역량을 키우고 유럽 전력망 연계 인증(CE·그리드 코드 적합성)을 서둘러 취득하는 것이 선행 조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U가 사이버보안법 개정을 통해 완전 차단 법제화를 굳히는 시점이 한국산 장비의 유럽 진입 여부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