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오쯤 거래 시작 전망…개인투자자 비중에 변동성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주목받는 가운데 첫 거래일 주가 흐름은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향후 대형 기술기업 상장에 대한 투자자 수요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이스X 주식이 12일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상장이 대형 IPO 시장의 투자 열기와 거래 인프라를 동시에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약 20만7000원)에 5억5560만 주를 매각해 약 750억 달러(약 114조8000억 원)를 조달했다. 이번 거래에서 회사 가치는 약 1조7700억 달러(약 2708조1000억 원)로 평가됐다. 스페이스X는 나스닥에서 종목코드 ‘SPCX’로 거래될 예정이다.
◇ 거래 시작은 정오 전후 전망
스페이스X 경영진은 뉴욕 나스닥 개장 종을 울릴 예정이다. 다만 주목도가 높은 IPO 주식은 통상 개장 직후 곧바로 거래되지 않고 장중 늦게 거래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IPO를 주관하는 은행들은 주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거래 개시 전 매수·매도 주문을 맞추는 작업을 한다. 일반적으로 공모 물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주문을 맞춘 뒤 거래를 시작하려 한다. 스페이스X의 경우 이는 약 5500만 주, 금액으로는 약 75억 달러(약 11조5000억 원)에 해당한다.
상장 전 투자자들은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는 보호예수 제한을 받는다. 이 때문에 수요가 강한 IPO에서는 거래 초반 매도자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스페이스X 이전까지 미국 최대 IPO였던 알리바바는 2014년 상장 당시 정오 직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해 주목받은 소프트웨어 기업 피그마의 경우 오후 2시 직전에 거래가 시작됐다.
다만 스페이스X 주관사들이 통상적인 주문 매칭 비율을 채우기 전에 거래를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첫 거래일에 충분한 거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 개인투자자 비중에 변동성 우려
시장 관계자들은 스페이스X 주가가 초반에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공모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을 개인투자자가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변동성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대거 매수에 나서면 주가는 급등할 수 있다. 반대로 시장 분위기가 나빠지거나 가격이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면 매도세도 빠르게 커질 수 있다.
주가가 급격히 움직일 경우 거래가 일시 중단될 수 있다. 새로 상장한 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가가 위아래로 10% 움직이면 5분간 거래가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다. 피그마와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시스템스도 상장 첫날 주가 급등으로 거래가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이 같은 개별 종목 거래 중단 제도는 2010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8분 만에 700포인트 급락했다가 상당 부분 회복한 ‘플래시 크래시’ 이후 도입됐다.
◇ 모건스탠리 ‘초과배정 옵션’ 역할 주목
스페이스X 주가가 불안정하게 움직일 경우 주관사들은 초과배정 옵션을 활용해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할 수 있다. 월가에서는 이를 흔히 ‘그린슈’라고 부른다.
IPO 주관사들은 일반적으로 공모 규모보다 더 많은 주식을 투자자에게 배정한다. 스페이스X의 경우 주관사들은 명시된 공모 규모보다 약 15% 많은 주식을 배정했다. 공모 물량 5억5560만 주의 15%는 약 8330만 주로 공모가 기준 약 112억 달러(약 17조2000억 원) 규모다.
이 구조에서는 안정화 주관사인 모건스탠리가 초과 배정된 물량을 되사들여 투자자에게 인도해야 한다. 주가가 하락하면 모건스탠리는 공개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떠받칠 수 있다. 주가가 흔들리지 않으면 회사로부터 추가 주식을 직접 매입해 투자자에게 넘길 수 있다.
그린슈라는 용어는 과거 이 방식을 처음 활용한 신발회사에서 유래했다. 페이스북이라는 이름으로 상장했던 메타플랫폼스도 지난 2012년 상장 당시 주가가 하락하자 주관사들이 주식을 사들이며 방어에 나선 바 있다.
◇ 135달러 고정가, 머스크식 상장 성패 판가름
이번 스페이스X IPO는 일반적인 상장 절차와 달랐다. 보통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공모가 범위를 제시한 뒤 수요 예측을 거쳐 최종 가격을 정한다. 그러나 스페이스X는 처음부터 주당 135달러라는 단일 가격을 제시했다.
이는 역대 최대 IPO에서 불필요한 가격 논란을 줄이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시장의 가격 발견 과정을 생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방식의 성패는 12일 첫 거래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주가가 급등하면 스페이스X가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었는데도 낮게 책정해 자금을 덜 조달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거나 공모가 부근에 머물면 스페이스X와 자문사들이 투자 수요를 과대평가했다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 나스닥 시스템·기술주 수급도 시험
스페이스X IPO의 규모가 워낙 커 나스닥 거래 시스템도 시험대에 오른다. 나스닥은 거래 플랫폼이 준비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의 개장 연습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페이스북 상장 당시에는 일부 투자자들이 거래 전 주문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려 했지만 기술적 오류로 확인을 받지 못했다. 이 혼란은 페이스북 주가가 상장 첫날 하락하는 데 영향을 줬고, 주가는 1년 넘게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스페이스X 상장은 다른 종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주식을 사기 위해 기술주나 머스크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식을 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주초 이틀 연속 개별 주식을 순매도했다. 다만 당시 매도는 기술주 전반이 부진했던 날에 발생한 것이어서 스페이스X 매수 자금 마련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스페이스X 주식이 주요 지수 펀드에 편입되기까지는 며칠이 걸릴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상장이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첫 거래일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수주 동안 이어질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