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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대박 IPO가 키운 'AI 거품'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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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대박 IPO가 키운 'AI 거품' 논쟁

사상 최대 상장에 “시장 꼭대기 신호” vs “수요 못 따라간 투자” 맞서
스페이스X의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지속 가능한 성장인지 거품인지에 대한 월가 논쟁도 커지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이스X의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지속 가능한 성장인지 거품인지에 대한 월가 논쟁도 커지고 있다. 사진=챗GPT
스페이스X의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가 월가에서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거품인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상장 첫날 주가가 20% 가까이 뛰며 시가총액이 2조달러를 넘어서자, 일부 투자자는 이를 시장 과열의 신호로 보고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아직 충족되지 않은 AI 수요에 대응하는 합리적 투자라는 반론도 나온다.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스페이스X IPO가 AI 붐을 둘러싼 월가의 거품 논쟁을 다시 키우고 있다며 비관론과 낙관론 모두 근거가 있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각)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나스닥 상장을 통해 약 750억달러(약 113조6000억원)를 조달했다. 공모 당시 기업가치는 약 1조7500억달러(약 2649조5000억원)로 평가됐다. 이는 기존의 어떤 증시 데뷔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상장 첫날 주가는 19% 뛰었고 종가 기준 기업가치는 2조달러(약 3028조원)를 넘어섰다. 로켓·위성 기업이 단숨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최대 기술기업들과 같은 반열에 오른 셈이다.

◇ AI 투자 붐 한복판에 터진 초대형 IPO


스페이스X 상장은 전례 없는 AI 투자 붐 한가운데서 이뤄졌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미국 4대 대형 기술기업은 올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약 7250억달러(약 1097조7000억원)를 자본지출에 투입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77% 늘어난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사상 최대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과열장의 전형적 징후로 보고 있다. 막대한 AI 투자, 기록적인 상장 규모, 상장 첫날 급등이 동시에 나타난 만큼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론에 기울었다는 것이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AI 수요가 여전히 충분히 충족되지 않았다고 본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고 기업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늘리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주장이다.

◇ 비관론 “적자 기업 초고평가, 닷컴버블 닮았다”

비관론의 핵심은 밸류에이션과 현금흐름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매출의 90배가 넘는 가격에 상장했다. 지난해 순손실은 49억달러(약 7조4000억원)에 달했다. 손실의 상당 부분은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에 편입한 옛 xAI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투자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개인투자자 주문만 700억달러(약 106조원)를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손실과 고평가 우려보다 성장 서사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식시장 전체의 가격 부담도 비관론을 키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은 40배에 근접해 있다. 이 수준은 과거 닷컴버블 당시를 제외하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AI 투자 지출도 부담으로 꼽힌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등 4대 AI 투자 기업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그 결과 일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은 급격히 줄었다.

아마존의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은 12억달러(약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약 95% 감소했다. 올해 자본지출은 약 2000억달러(약 30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영업현금흐름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알파벳은 최근 850억달러(약 128조7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주식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 성과는 아직 불확실


AI 투자 수익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거품론의 근거다. 모틀리풀은 널리 인용되는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를 인용해 기업 생성형 AI 시범사업의 약 95%가 아직 측정 가능한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PwC의 최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6%가 현재까지 AI 투자에서 실질적으로 얻은 것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즉 기업들은 AI 인프라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그 지출이 언제 어느 정도의 수익으로 돌아올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간극이 커질수록 AI 관련 주식과 신규 상장 기업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 낙관론 “수요는 여전히 부족하다”


다만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AI 인프라 투자가 과해 보이지만, 실제 수요가 그보다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기업과 소비자의 AI 사용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와 클라우드 AI, 검색·광고·소프트웨어에 적용되는 AI 기능이 늘면서 데이터센터 처리 능력과 반도체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 역시 단순한 로켓 발사 기업이 아니라 위성 인터넷과 AI 인프라,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구상을 함께 가진 기업으로 평가된다. 머스크는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하겠다는 장기 구상까지 제시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스페이스X IPO 흥행은 투기적 과열이라기보다,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거대한 기술 전환기에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성을 선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 결국 핵심은 수익화 속도


스페이스X 상장은 AI 붐이 거품인지 아닌지를 단정해주는 사건은 아니다. 다만 시장이 얼마나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비관론자들은 적자 기업의 초고평가, AI 투자 수익 부재, 빅테크 현금흐름 악화, 높은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을 경고 신호로 본다. 낙관론자들은 AI 수요가 여전히 초기 단계이고, 인프라 투자가 장기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논쟁의 결론은 AI 투자가 얼마나 빨리 실질 수익으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우주 인프라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된다면 현재의 높은 평가는 정당화될 수 있다. 반대로 막대한 지출에도 수익화가 지연되면 스페이스X IPO는 훗날 AI 거품의 정점으로 기억될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