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치고 '212CD 정비망' 가동… 캐나다에 "생산 슬롯 양보" 스케줄 제시
한국 '압도적 건조력·성능' 우위 속, NATO 동맹 상호운용성 보완이 수주 분수령
킬 공동건조와 베르겐 정비허브, 수직통합하는 독·노 '수중 블록'
한국 '압도적 건조력·성능' 우위 속, NATO 동맹 상호운용성 보완이 수주 분수령
킬 공동건조와 베르겐 정비허브, 수직통합하는 독·노 '수중 블록'
이미지 확대보기유럽 방산 구도가 급격히 재편되면서 총사업비 최소 600억 캐나다달러(약 64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CPSP, 총 12척 초도 도입) 프로젝트를 정조준한 한국 방산업계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독일 조선사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는 노르웨이와 손잡고 차세대 '212CD(Common Design)'급 잠수함 공동 건조 및 수직 통합 사업을 본격화했다. 독일 매체 벨트(Welt)는 지난 15일(현지시각) 프랑스와의 차세대 전투기(FCAS) 협력이 교착된 상황에서 북유럽 국가와의 수중 동맹이 새로운 국제 표준으로 부각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양국의 밀착은 캐나다 정부가 이르면 올여름에서 하반기 중 '선호 공급자(Preferred Bidder)' 선정을 앞둔 시점과 맞물려 한국 원팀에 정교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독·노 공조의 핵심은 무기 성능 경쟁을 넘어선 '대서양 MRO(유지·보수·정비) 체계의 블록화'다. 양국은 독일 킬 조선소에서 공동 건조한 잠수함을 노르웨이 베르겐 호콘스베른 해군기지에 구축될 '수명주기 관리 프로그램 사무소(LMPO)'를 통해 정비 인프라와 전술을 통합하기로 했다.
이는 무기 단품 판매를 넘어 정비와 군수, 운용 체계를 하나로 묶는 '동맹형 수주 모델'이다. 특히 독일 정부는 캐나다의 2035년 첫 잠수함 진입 일정을 맞추기 위해 자국과 노르웨이가 확보한 생산 슬롯 일부를 양보해 인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제안하며 캐나다 국방부를 설득하고 있다.
'도산안창호급 개량형'의 펀더멘털, 체급과 건조 역량은 한국 우위
그러나 정량적 성능과 건조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한국이 여전히 확실한 카드를 쥐고 있다.
한국 원팀(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이 제안한 '도산안창호급(KSS-III) 개량형'은 수중배수량 3600~4000t급으로, 독일의 212CD급(수중 2800t)을 체급과 작전 반경에서 앞선다. 국산 모델은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고성능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결합해 3주 이상의 장기 잠항이 가능하며, 수직발사관(VLS) 기반의 강력한 무장 옵션을 제공해 북극해와 태평양·대서양을 동시 커버해야 하는 캐나다의 작전 요구 조건에 더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조선소 인프라를 활용해 연간 3~5척을 동시 건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 능력도 한국의 독보적인 강점이다.
그럼에도 이번 독·노 MRO 동맹이 변수로 꼽히는 이유는 캐나다 CPSP 사업 구조의 특수성 때문이다. 캐나다 해군 잠수함 프로젝트는 총사업비의 절반 이상이 향후 30년간의 장기 MRO 및 운영 비용으로 추산될 만큼 후속 군수지원의 비중이 크다. 독·노 연합은 캐나다가 212CD를 도입할 경우 NATO의 북대서양 작전망에 즉각 '플러그인'할 수 있다는 상호운용성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NATO 비회원국으로서 대서양 내 고유 정비 거점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정치·기술적 평가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존재한다.
캐나다 현지 조선소 JV 및 미 우방국 연계, K-잠수함의 돌파구
현재 한국 원팀은 '대서양 정비망 공백'을 메울 구체적인 실행 시나리오를 제안서에 반영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캐나다 현지 대형 조선사인 어빙(Irving), 시스판(Seaspan) 등과 합작법인(JV) 설립 및 지분 투자를 포함한 현지화 방안을 발빠르게 제안하고 있다.
캐나다 동·서안에 직접 정비창 인프라를 구축해 현지 고용과 산업 재건을 보장하는 패키지다. 아울러 미 해군 잠수함 MRO 물량을 수주했던 한국 조선업계의 트랙 레코드를 바탕으로 미 동부 정비창 인프라와의 기술적 연계성을 입증해 안보 블록의 진입 장벽을 넘겠다는 구상이다. 2028년 최종 계약 전 선호 공급자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건조 경쟁력'과 '동맹 정비망'의 진검승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첫째, 현지 조선사와의 MRO 합작법인(JV) 구체화 공시 여부다. 단순 업무협약(MOU) 단계를 넘어 캐나다 어빙 등 현지 파트너사와의 구체적인 정비창 지분 투자 규모와 계약 조건이 공시되는 시점이 실질적인 감점 상쇄의 1차 지표다.
둘째, 첫 함정 인도 시점 및 총 인도 스케줄의 정량적 격차다. 독일이 제안한 슬롯 양보 카드를 한국 원팀이 특유의 동시 건조 능력을 통해 '첫 인도 연도 조기 달성 및 총 인도 기간 단축'이라는 수치적 데이터로 압도하는지 주시해야 한다.
셋째, 캐나다 수뇌부의 NATO 상호운용성 발언 및 미·영의 기류도 중요하다. 캐나다 국방부가 플랫폼 자체의 가성비와 현지 산업 참여율에 무게를 두는지, 혹은 NATO 동맹 간 수중 군수 통합을 전제 조건으로 강조하는지에 따라 수주 저울추가 움직일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