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셰브런, 세계 정유 여유 사상 최저 경고…미 정유시설 가동률 97%, 중간선거 앞둔 백악관 부담
이미지 확대보기전 세계 정유시설이 사실상 최대 수준으로 가동되면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낮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미국 석유업계의 경고가 나왔다.
1일(이하 현지시각) 폴리티코에 따르면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크 워스 셰브런 CEO는 이란 전쟁과 다른 지정학적 분쟁으로 세계 정유제품 공급이 줄었지만 정유시설의 추가 생산 여력은 거의 남지 않았다고 전날 밝혔다.
두 CEO는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정유시설 가동률을 더 높이기 어려운 만큼 앞으로 수개월간 주유소 휘발유 가격에 추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 97%
11월 중간선거를 약 3개월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높은 휘발유 가격이 소비자와 유권자에게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유시설은 이미 한계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지난달 기준 미국 정유시설이 가동 가능한 생산능력의 약 97%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셸도 2분기에 정유시설을 공식 생산능력을 웃도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가동했다고 발표했다.
우즈 CEO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의 생활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엑손모빌이 연료 생산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가동을 중단한 정유시설을 다시 돌릴 수 있는 투자자를 찾기 위해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분석가들은 정유시설 가동률이 지나치게 높아 설비 고장이나 예상하지 못한 가동 중단이 발생해도 이를 대신할 여력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정유사는 정기 보수 일정을 미룬 상태지만 허리케인 발생 위험이 커지는 시기까지 다가오고 있다.
◇ 하루 500만배럴 정유능력 이탈
우즈 CEO에 따르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하루 300만배럴 규모의 정유능력이 세계 시장에서 이탈했다.
중국도 석유제품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정유시설 공격으로 제품 수출을 줄였다.
이를 모두 합치면 현재 가동이 중단되거나 시장에서 빠진 세계 정유능력은 하루 최소 500만배럴에 이른다고 우즈 CEO는 밝혔다.
정유능력 감소는 원유 공급 부족과는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원유가 확보되더라도 이를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난방유 등으로 가공할 정유시설이 부족하면 소비자가 사용하는 연료 공급을 곧바로 늘릴 수 없다.
엑손모빌의 정유시설은 2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경유를 생산했다. 우즈 CEO는 “정유제품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수개월 동안 정유시장의 수요와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경유·난방유 공급 더 빠듯
셰브런도 정유시설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가동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셰브런의 지난달 31일 발표에 따르면 정유시설의 원유 처리량은 하루 107만배럴로 집계됐다. 원유정제설비 가동률은 97%를 넘었다.
워스 CEO는 중단된 원유와 정유제품의 공급 흐름이 언제 정상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3분기와 그 이후에도 석유제품 가격에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유와 난방유 공급이 빠듯한 것으로 분석됐다. 각국이 겨울철 난방 수요에 대비해 재고를 확보하기 시작하면 수급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유럽의 2분기 경유 수요가 예상보다 약했던 점은 세계 재고가 더 빠르게 줄어드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 워스 CEO는 “이 같은 수요 둔화가 3분기에도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가격으로 아시아 일부 시장의 단기 석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지만 석유제품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수요 감소가 나타났다는 증거는 아직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