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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도장까지 베낀 가짜에 뚫린 통관망, 미국 무역 당국이 인증 체계 수술대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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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도장까지 베낀 가짜에 뚫린 통관망, 미국 무역 당국이 인증 체계 수술대 올렸다

- 미 통상대표부 2026년 악명 높은 시장 의견 수렴 마감, 고품질 위조품 슈퍼페이크 정조준
- 완제품 넘어 등록번호와 홀로그램까지 복제, 제조사·발행 기관 직접 대조 없이는 적발 불능
- 45억 원대 위조 화장품 직구 위장 통관 적발, 수출 전선 나선 한국 브랜드 인증 비용 가중
미국 통상대표부는 2026년 8월 26일 연방 관보에 공고한 악명 높은 시장 연례 검토를 위한 1차 의견 수렴을 미 동부 시각 기준 2026년 10월 7일 오후 11시 59분에 마감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통상대표부는 2026년 8월 26일 연방 관보에 공고한 악명 높은 시장 연례 검토를 위한 1차 의견 수렴을 미 동부 시각 기준 2026년 10월 7일 오후 11시 59분에 마감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통상대표부는 2026년 8월 26일 연방 관보에 공고한 악명 높은 시장 연례 검토를 위한 1차 의견 수렴을 미 동부 시각 기준 2026년 10월 7일 오후 11시 59분에 마감한다.

위조 방지 조사 매체 에어로즈는 2026년 10월 5일(현지시각) 공개한 분석 보고서에서 고품질 위조 상표 상품인 이른바 '슈퍼페이크'가 등록 서류와 정품 표식까지 그대로 베끼면서, 현장 단속원이나 유통 플랫폼이 자체 판별을 내리지 못하고 발행 기관 확인을 거쳐야만 가려낼 수 있는 한계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위조업자들이 포장재와 통관 서류까지 모방해 정품 증명 체계를 흔들면서, 미국 유통망을 넓혀온 한국 화장품 제조사와 유통 플랫폼의 검증 책임이 함께 부상하는 흐름이다.

마크마저 복제하는 슈퍼페이크 실태

미국 통상대표부는 매년 세계 지식재산권 침해 시장을 조사해 공표하는 악명 높은 시장 검토에서 2026년 특별 집중 과제로 초정밀 모조품인 슈퍼페이크를 지정했다. 이번 검토는 연방 관보 공고 번호 91 FR 55154로 고시됐다. 해당 보고서 등재가 법적 처벌이나 관세 조정을 직접 유발하지는 않으나, 향후 1년간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정책, 무역 소송, 기업 가치 실사의 핵심 잣대로 인용된다.

위조 수법은 완제품 모방을 넘어 공인 표식을 선제 복제하는 단계로 올라섰다. 인도 하리아나주에서는 제약사 글렌마크가 특정 배치번호 05251007A를 제조한 적이 없다고 수사관에게 회신한 뒤에야 위조 혈압약이 밝혀졌다.

태국에서 압수된 기침 시럽 알레르진은 정상 등록번호 1A 271/62를 표시하고 있었으며, 제조사 대리인이 라벨 색상의 미세한 차이를 확인하고 나서야 적발됐다. 멕시코 보건 규제 기관 코페프리스는 9월 28일 정품 로트번호를 그대로 베낀 위조품 경보를 냈다.

공공 인증 인지도 현장 식별이 무력화됐다. 케냐 형사수사국은 2026년 10월 2일 기퉁구리에서 담배와 함께 케냐 국세청 소비세 인지를 압수했으나 현장 판별을 내리지 못하고 국세청 조사팀으로 넘겼다. 미국 관세국경보호국 시카고 오헤어 공항 요원들도 적발한 모조 까르띠에 시계를 자체 판정하지 못하고 상표 분석 전문 우수 센터로 보냈다. 현장 검증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45억 원대 유통과 50만 건 단속 한계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판매 목록 삭제로 대응하고 있으나 실효성은 제한적이다. 글로벌 플랫폼 이베이는 2026년 9월 24일부터 차량용 에어백과 인플레이터 판매를 전면 금지 품목으로 지정했다. 미국 정부가 라벨 인쇄만으로 부품 진위를 구별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리자 판매 자체를 닫아 건 조치다. 음향기기 제조사 하만은 2025년 아시아태평양 유통망에서 불법 JBL 제품 링크 50만 건 이상을 삭제했다. 그러나 목록 차단 뒤에도 반복 등록이 이어졌다.

물리적 유통 거점에서는 위조 설비가 대형화하고 있다. 인도 델리 카롤바그 시장에서는 2025년 8월 단속에 이어 2026년 4월 압수수색에서도 바코드 프린터와 자동 포장기가 압수됐다. 인도 차티스가르 단속에서는 주류용 정부 인증 홀로그램 105장이 시트 형태로 적발돼, 인증 표식이 부품처럼 유통되는 실태가 드러났다.

한국 시장 역시 우회 수입 경로에 노출됐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선전에서 제조된 위조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약 8만 3000개가 약 1년간 61개 품목으로 나뉘어 유통됐다.

판매액은 335만 8209달러(약 45억 원) 규모다. 창고에 보관 중이던 미판매 87개 품목 97만 134달러(약 13억 원)어치도 함께 압수됐다. 화물은 해외 직구 형식으로 분산돼 세관 감시망을 통과했다.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끈 뷰티오브조선(조선미녀) 선크림의 경우 용기 봉인 라벨까지 복제된 위조품이 해외 오픈마켓에서 유통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특허청은 중소 브랜드 보호를 위한 공동 협의회를 꾸려 대응에 착수했다.

한국 수출 브랜드 검증 비용과 리스크


미국 통상대표부의 이번 검토는 미국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한국 소비재 기업에 검증 비용 증가라는 직접적인 파장을 미친다. 한국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이 미국 오픈마켓에서 수요를 넓히자 초정밀 모조품 유통 경로도 함께 기생하는 양상이다. 미국 유통 플랫폼들이 악명 높은 시장 지정을 피하기 위해 입점 셀러 검증을 대폭 강화하면, 한국 중소 브랜드의 공급망 증명 절차가 복잡해지고 유통 부대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유통망 전반의 책임 관리도 시험대에 올랐다. 국내외 플랫폼 기업이 사후 목록 삭제나 일부 품목 판매 금지만으로 관리 책임을 다했다고 주장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통상 감시망이 소액 직구 제도를 악용한 위장 통관 사각지대로 좁혀질 경우, 플랫폼 업계 전반에 걸쳐 입점 판매자 실사 강화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 정품 증명 라벨이 손쉽게 복제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단순 인쇄물 의존형 단속 체계는 명확한 한계를 맞았다.

다만 개별 제품마다 디지털 식별 장치를 부착하는 방식은 중저가 소비재 시장에서 원가 상승을 일으켜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다. 단위당 인증 비용이 제품 마진을 잠식하면 영세 수출 기업은 제도 대응을 감당하기 어렵다. 향후 글로벌 통상 규제가 개별 상품의 하드웨어 인증 의무화보다 플랫폼의 판매자 신원 확인 의무화에 무게를 둘 경우, 제조사가 떠안아야 할 급격한 인증 비용 부담은 일정 부분 완화될 여지가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