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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조업 살린다던 50% 철강 관세…되레 차 공장 덮친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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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조업 살린다던 50% 철강 관세…되레 차 공장 덮친 청구서

- 캐나다 몬트리올경제연구소 "생산·고용 증가 없이 물가만 자극" 진단
- 철강 33.9%·알루미늄 58.0% 급등에 완성차 제작 원가 6.5% 압박 추산
- 미국 현지 공장 돌리는 한국 자동차·부품 업계도 장기 원가 부담 주시
미국 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에 최고 50% 관세를 얹었으나 미국 내 생산과 일자리는 제자리걸음인 채 금속 물가만 최대 58.0%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제미나이4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에 최고 50% 관세를 얹었으나 미국 내 생산과 일자리는 제자리걸음인 채 금속 물가만 최대 58.0%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제미나이4

미국 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에 최고 50% 관세를 얹었으나 미국 내 생산과 일자리는 제자리걸음인 채 금속 물가만 최대 58.0%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브뉴스와이어는 2026년 10월 22일(현지시각) 캐나다 싱크탱크인 몬트리올경제연구소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보호무역 관세가 공약과 딴판으로 금속을 사다 쓰는 제조업체에 원가 부담만 전가했다고 보도했다.

북미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면서 미국 현지에서 조립 라인을 가동하는 한국 완성차와 부품 공급망에도 제조원가 인상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국경 하나 두고 벌어진 가격 양극화

미국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꺼내 들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기존 25%에서 50%까지 끌어올렸다. 관세 장벽이 높아지자, 미국 내부 원자재 유통 가격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2025년 2월 이후 미국 철강 생산자물가지수는 33.9%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공 알루미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58.0%에 달했다.

반면 국경을 맞댄 캐나다는 2024년 12월부터 2026년 6월 사이 철강 가격 상승률이 1.0%에 그쳤다. 같은 기간 캐나다 알루미늄 가격 상승률도 26.0% 수준에 머물렀다.

양국 사이에서 벌어진 30%포인트 넘는 가격 격차는 고율 관세가 미국 내부 가공 가격을 인위로 밀어 올렸음을 보여준다. 보고서 주저자인 조셉 스타인버그 토론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관세가 도입된 이후 거둔 성과란 철강과 알루미늄을 필요로 하는 미국 제조기업의 비용을 높인 것뿐이라고 짚었다.

일자리는 정체되고 하류 제조업만 골병


관세 울타리를 친 미국 1차 금속 산업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미국 철강 부문 생산량은 7.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철강 부문 고용 증가율도 0.7%에 머물렀다.

알루미늄 부문은 생산량이 오히려 0.1% 뒷걸음질 쳤다. 알루미늄을 포함한 비철금속 고용 증가율 역시 0.6%에 불과했다. 스타인버그 교수는 약속된 일자리와 생산 증가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부품을 가공해 완제품을 만드는 하류 제조업체와 최종 소비자가 고스란히 바가지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2025년 2월부터 2026년 7월 사이 미국 제조업 일자리 6만 개가 증발했다. 다만 보고서는 관세 조치와 고용 감소 시점이 겹쳤을 뿐 둘 사이의 통계 인과관계는 낮다고 선을 그었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기계, 자동차, 건설을 지탱하는 뼈대다. 최종 제품 1달러어치를 만들 때 금속 가공업체는 31센트(약 411원), 완성차 업체는 16센트(약 212원)어치의 철강과 알루미늄을 쓴다.

보고서는 원자재 가격 충격이 하류 제품으로 모두 이전될 때 완성차 생산 비용은 6.5%, 금속 가공업은 13.0% 뛸 수 있다고 추산했다.

과거 2018년 관세 부과 당시에도 하류 가공 산업의 생산 감소액은 35억 달러(약 4조 6445억원)에 달한 반면 철강·알루미늄 생산 증가액은 22억 5000만 달러(약 2조 9858억원)에 그쳤다.

북미 자동차 공급망의 원가 셈법


미국 안의 금속 가격 급등은 북미 생산 거점을 둔 한국 완성차와 부품 협력사에도 잠재적 원가 부담 요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조지아·앨라배마 조립 공장과 현지 부품 공급망은 차체와 섀시 등에 쓰이는 철강·알루미늄 일부를 미국 현지 시장에서도 조달하고 있다.

통상 자동차 업계는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원자재 가격 변동 충격을 분산한다. 다만 유통 가격 급등세가 장기화할 경우 신규 계약 갱신 과정에서 부품 가공 단가와 현지 생산 비용 전반에 인상 압력으로 누적될 수 있다. 보고서가 제시한 완전 전가 가정을 적용할 때 추산되는 6.5%의 완성차 생산 비용 상승 폭은 현지 제조사들에 결코 가볍지 않은 수치다.

공급망 병목이 단기간에 풀리기도 쉽지 않다. 센츄리알루미늄이 사우스캐롤라이나 마운트홀리 공장을 재가동해 연간 약 5만 톤을 보탠 사례처럼 유휴 설비를 복구하는 방식을 빼면 공급을 단번에 늘릴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형 신규 제련 설비 증설은 행정 인허가를 거쳐 가동하기까지 수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북미 제조 현장에서는 관세 장벽 완화나 신규 설비 규제 완화 같은 정책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정부의 향후 무역 정책 향방에 따라 현지 조달 비중과 장기 공급 계약을 재조정하려는 제조기업들의 계산도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