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하원 동시 탈환…선거 전 여론조사 흐름대로 승리
출구조사서 43% "트럼프 반대 위해 투표"…지지 목적은 16%
출구조사서 43% "트럼프 반대 위해 투표"…지지 목적은 16%
이미지 확대보기4일(현지시간) 개표가 진행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연방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한 데 이어 상원에서도 승리하며 의회 양원을 모두 장악했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캔자스, 오하이오, 아이오와, 메인 등 공화당이 보유한 상원 의석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최대 경합지 7곳 가운데 승패가 확정되지 않은 알래스카를 제외한 6곳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했다.
이번 결과는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주당 우세 흐름과 대체로 일치한다. 과거 대선에서 여론조사에 잘 포착되지 않던 트럼프 지지층이 실제 투표에서 결집해 예측을 뒤집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샤이 트럼프'는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던 유권자들이 실제 투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현상을 뜻한다. 2016년과 2020년,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 흐름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미국 선거를 예측하는 주요 변수로 꼽혀왔다.
유권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구조사에서 응답자의 39%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경제를 꼽았고, 민주주의 현황을 선택한 응답은 32%였다. 정부 부정부패가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54%, 생활비를 꼽은 응답은 49%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사실상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만들었지만, 오히려 유권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내가 투표용지에 있다고 생각하라"는 말을 반복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하지만 높은 유가와 이란 전쟁 장기화, 자신과 측근들의 사익 추구 의혹 등에 대한 불만이 공화당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의 윤곽이 드러난 3일 밤 NYT 인터뷰에서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내가 투표용지에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충분히 투표장으로 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자신을 중심으로 지지를 호소했지만, 패배 이후에는 직접 출마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책임론에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민주당으로의 표심 이동은 공화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에서도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의 예비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대선과 비교해 히스패닉과 가톨릭 신자, 30세 미만 유권자층에서 민주당으로의 지지 이동이 두 자릿수 포인트에 달했다.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가 감소한 점도 민주당 승리의 배경으로 꼽힌다. WP는 예비 투표율 자료를 토대로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율이 4년 전보다 낮아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자극한 반면, 공화당 내부에서는 지지층 결집력이 약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선거분석기관 쿡 정치보고서의 창립자인 찰리 쿡도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중도층이나 무당파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한 전통적 공화당 지지자들을 지목했다. 높은 유가와 관세, 무역전쟁, 이란 전쟁 등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농촌과 소도시 유권자들의 이탈을 유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더라도 투표를 포기하거나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낼 수 있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연합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붕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린 바브렉 UCLA 교수는 NYT에 "마가 연합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물가 부담이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 만큼 결과를 유권자들의 근본적인 정치 성향 변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