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진공청소기' 김남일(36·인천)이 3년 만에 축구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유럽파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경고누적, 구자철(24·아우크스부르크)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박종우(24·부산)도 징계 중으로 출전할 수 없다.
김남일은 "우선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긴 것은 모두 K리그 인천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김봉길 감독님께 감사하다. 또 발탁해주신 최강희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전성기를 지난 김남일은 올 시즌 유독 가벼운 몸놀림으로 인천 상승세의 중심에 있다. 강한 압박과 끈질긴 플레이가 여전하다.
이번 대표팀에서 김남일은 맏형이다. 경기력 못지 않게 후배들을 이끌어야 할 리더십도 요구된다.
김남일은 "선수들이 많이 젊어졌는데 내가 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강희 감독님께도 따로 전화를 드려서 내가 해야 할 역할 등에 대해 상의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남일은 통산 A매치 97경기를 소화해 3경기만 더 뛰면 센츄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한다.
이에 대해선 "브라질월드컵 진출의 중요한 고비가 레바논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레바논전에만 올인하고 싶다. 그 경기를 이겨야 홈에서 열리는 나머지 두 경기가 수월할 것이다. 개인적인 욕심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김남일은 "지금껏 경험한 것들을 최대한 살려서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중동은 홈 관중 응원이나 판정문제, 잔디문제 등 적응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여러 가지 여건들이 어렵겠지만 내가 갖고 있는 경험을 잘 살려서 꼭 승리를 거두고 돌아오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5경기를 치른 현재 한국(3승1무1패· 승점10)은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2위에 올라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3승2무1패 승점11)에 승점 1점이 뒤진다.
레바논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조 1위를 탈환할 수 있다. 다음달 레바논과의 6차전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5일 오전 2시3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