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스토리 콘텐츠를 바탕으로 미국 상장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어, 글로벌 공략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점차 전면전 양상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 글로벌 선점 노리는 ‘네이버-카카오’, 누가 먼저?
네이버와 카카오가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배경으로 '글로벌 선점'이다. 북미 시장에서의 스토리 콘텐츠 분야에서 승기를 잡아 양사의 체급을 글로벌로 올리겠다는 구상에서다. 시장 포화 상태인 국내에서 벗어나 거대 시장인 북미를 교두보 삼아 세계로 뻗어 나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IP를 비롯한 스토리 콘텐츠 분야가 갖는 무한대 확장성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북미 시장 진입과 동시에 이를 계기로 양사의 플랫폼까지 글로벌 진입시킬 수 있는 통로 마련이 가능하다. 양사가 앞다퉈 북미 시장 진출에 나서는 이유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간 격전을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네이버와 카카오가 언급한 미국 상장은 양사 간 경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기와 방식은 등은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양사간 글로벌 기업의 인수합병(M&A)경쟁이 시작됨에 따라 미국 상장 격돌 시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네이버가 해외입지 강화를 위해 달러 채권 판매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며 “향후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CFO는 “지금은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당장은 자금 조달 계획이 없지만 미국 투자자들에게 (네이버웹툰이) 친숙해지면 상장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네이버가 북미 지역에서 네이버웹툰과 왓패드를 통한 스토리텔링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의 스토리 콘텐츠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웹툰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약 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4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국의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이 투자 의향을 밝힌 상태다.
지난 3월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의 합병법인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미국 상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쿠팡의 성공은 카카오엔터와 같이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이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며 “내년 미국에서 기업공개를 계획 중”이라고 했다.
카카오엔터 출범은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가 그간 축적해 온 IP 비즈니스 역량과 플랫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로 확대해 나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 ‘스토리 IP 플랫폼 네트워크’과 음악, 드라마, 영화, 디지털, 공연 등 ‘콘텐츠 사업’의 결합이라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상장 과정에서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가 최대 20조원까지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스토리 콘텐츠를 놓고 북미 시장에서 이미 맞붙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미국 상장 경쟁은 사실상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초전으로 해석되고 있다.
◇ 이커머스 격돌 중인 네이버-카카오, 패션 시장 놓고 경쟁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 분야에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네이버는 자사 쇼핑몰에 입점한 중소상공인(SME)과 동네 시장, 동대문 패션 업체 등을 노린 물류 솔루션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네이버의 커머스 밑바탕은 중 SME 등 창업자들과의 동반성장 정책인 ‘프로젝트 꽃’이다. 연간 1만 창업을 목표로 했던 '프로젝트 꽃'은 5년이 지난 현재 45만 창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비대면 쇼핑이 크게 주목받으면서 1억원 이상의 월 매출 입점사도 4000여개로 늘었다.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 2.0'을 전개하면서 국내 소상공인의 해외 진출을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경영 통합을 마친 라인·야후재팬과 협력해 상반기 중 일본에 스마트스토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스마트도어 도입으로 일본내 소상공인의 온라인 전환을 유도하면서도 국내 소상공인의 해외 진출도 돕겠다는 복안이다.
네이버는 국내 스마트스토어의 경쟁력도 강화한다. 특히 '당일배송' 등 혁신적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물류 서비스를 대폭 보강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지난해 CJ그룹과 지분교환으로 CJ대한통운 지분도 확보했다.
네이버는 동대문 물류 스타트업인 브랜디, 신상마켓 등과 제휴를 맺고 제품 셀렉션과 코디, 큐레이션 등 판매와 마케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동대문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제공해 동대문 패션 분야 SME의 창업과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을 키우고 있는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기술 기반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합병키로 하는 등 패션 시장 공략을 본격화 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선호 쇼핑몰, 관심 상품, 구매 이력 등에 따른 개인 맞춤형 추천 상품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7월 1일 출범하는 합병 법인은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되며 지그재그가 패션 분야에서 보유한 빅데이터와 카카오의 기술력 및 사업 역량 등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사업 기반을 갖추고,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해나갈 예정이다.
카카오는 자사의 글로벌 콘텐츠 및 팬덤의 영향력과 시너지를 통해 향후 물류 접근성이 용이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 글로벌 패션 플랫폼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