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수요산업 부진으로 올해 1분기 적자를 간신히 면했고, 2분기까지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진단에 따라 현재를 ‘2보 전진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포스코홀딩스, 30일 현대제철이 개최한 컨퍼런스콜에서도 철강사업의 어려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홍윤식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올해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3고(高)가 지속된 가운데 중국 부동산발 침체, 중동 정세 불안 등은 경기 불황을 장기화하고 있다”며 “내수는 예상보다 양호하지만 고금리에 따른 완성차 수요 위축이 발목을 잡았고, 건설 및 가전향 매출은 단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전반적인 철강 시황은 글로벌 고금리와 중국 내수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회복 제한으로 원재료 및 제품 가격이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현대제철의 1분기 철강 판매량은 시황 부진과 더불어 강관사업 분사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감소한 434만5000t에 그쳤다”고 밝혔다.
양사는 2분기에도 현 상황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2024년 연간 철강 시황은 일단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전망했지만,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며 안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상 산업경기는 철강재와 반도체 가격이 함께 상승해야 호황으로 여긴다. 반도체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철강재는 아직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앉아서 시장이 살아나길 기도만 할 순 없다. 두 회사는 한목소리로 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기본 전략으로 ‘철강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우선해 실현하는 것이라고 하고,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나갈 방침이다.
포스코는 원가절감을 크게 세 가지 방면에서 진행한다. 첫째, 가공비를 극단적으로 절감할 계획이다. 설비 최초 도입 당시 성능을 구현하고, 인공지능(AI)·로봇 등을 활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둘째, 제조 원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비를 낮추기 위해 현재 국내에서 고가로 구매 중인 원료를 저비용 국가로 전환한다. 셋째, 관련 기업 지분 투자를 통해 구매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 포항과 광양 양대 제철소 설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노후화된 설비를 신예화한다.
현대제철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맞춤형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수익성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2조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6500억~7000억원을 늘린 것으로, 아직 정해진 것이 아니라 투자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공격적’이라는 표현에 초점을 맞췄다. 올 3분기 완공하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스틸 서비스 센터(SSC·Steel Service Center)가 핵심이다. 현대자동차 현지 전기차 전용 공장 가동에 맞춰 지어진 것으로, 현대차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도 전기차 전용 강판을 판매할 예정이다. 열처리 설비 증설, 탄소중립 관련 등 국내 설비 고도화를 위한 투자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경량화 추세 대응을 위한 3세대 강판과 전기차 감속기용 기어 등 고부가가치 강재 개발에도 힘쓴다.
더불어 양사는 철광석·원료탄 등 원재료 가격의 상승에 따른 철강제품 생산 부담을 덜기 위해 완성차 업체와 조선업체 등 수요산업 공급가를 지속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며, 이미 상당 부분 합의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생산 등 회사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극도의 긴축 경영을 유지하되, 절감한 예산은 미래를 위한 투자에 아끼지 않겠다는 게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방침”이라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양사가 그 어느 때보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